마천루가 즐비한 UAE 두바이 시내 모습[AFP]
러시아 부호를 포함한 전세계 부유층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이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뉴욕, 홍콩 등 기존 주요 부동산 중심지들을 제치고 처음으로 고가 부동산 거래 1위에 올랐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부동산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 조사를 인용해 올해 1분기 한 채당 가격 1000만달러(한화 131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곳은 두바이라고 보도했다.
두바이에서는 총 92건의 거래가 체결됐으며, 17억달러(2조2295억원)가 오고 갔다. 단순 평균으로 따지면 거래된 주택의 한 채당 가격은 241억8804만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홍콩은 67건(9억8800만달러), 뉴욕은 58건(9억4200만달러), 런던은 36건(7억3600만달러)의 거래가 성사되는데 그쳤다.
파이살 두라니 나이트 프랭크의 중동 리서치 책임자는 “두바이의 고급 주택 시장은 계속해서 전 세계 부유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두바이의 고급 주택 중 상당수는 세컨드 하우스”라고 설명했다.
두바이에서 1000만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주택의 판매 건수는 5년만에 17배 증가했다. 또 2022년에는 1년동안 1000만달러 이상 부동산 거래 규모가 39억달러였으나,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31억달러를 달성했다.
두바이 부동산의 큰손으로 떠오른 이는 러시아인들이다. 작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주요 기업인들에게 제재가 가해지자 러시아 부유층의 두바이 유입이 급증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UAE는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러시아인을 환영한다며 분쟁에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비공식적인 집계에 따르면 UAE내 러시아 인구는 침공 이후 5배 증가해 현재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브로커인 잉가 브리쿨스카는 “러시아인들의 주택 수요는 주로 초호화 부문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들은 스위스나 영국에도 거주하고, 펜트하우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급 주택 붐이 일며 두바이의 일반 주택 가격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6월 기준 두바이 아파트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5% 올랐다.
FT는 가파른 식료품비 상승과 함께 주거비 압박이 두바이의 외국인 노동자 유치 경쟁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모니카 말릭 아부다비 상업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높은 임대료와 교육비로 두바이의 많은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구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