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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닌에 진입한 이스라엘군의 불도저를 향해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테러 세력 소탕을 이유로 요르단강 서안지구 난민촌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희생이 커지고 있습니다. 20년 만의 대규모 공격에 최소 13명이 숨지고 피란민 수천명이 발생했습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전날 서안 북부 제닌의 난민촌에서 시작한 '테러세력 소탕 작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이미 군은 정보당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의 저항 속에 대부분의 목표를 달성했다"며 "제거 대상이던 목표물 가운데 10여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파괴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1만1000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모여 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작은 마을은 '테러 집단'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소탕하겠다는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작전으로 인해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합동 상황실' 등 여러 목표물을 공습하고, 1000여명의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은신처를 급습했습니다.

20년 만에 서안 지구에서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을 개시한 것이죠. 15년 만에 처음으로 무인기(드론) 공격도 이뤄졌습니다. 2002년 당시 인티파다 진압의 상징이었던 불도저도 다시 등장해 민가와 자동차 등을 밀어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서안 북부의 가난한 빈민촌 제닌에서 2000년대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인 '제2 인티파다' 이후 최악의 전투가 펼쳐졌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곳은 2002년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초토화됐던 곳인데, 역사는 애꿎게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상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사이의 교전으로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지난 3∼4일 이틀 동안 10대 청소년 등 사망자가 최소 13명이고, 부상자도 100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중상자가 20여명에 달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군인 1명도 사망했습니다.

제닌의 지역 병원에는 밀려드는 환자로 혼란상이 펼쳐졌습니다. 간헐적 정전이 이어졌고 복도에는 피가 흘렀습니다. 이스라엘군이 앰뷸런스 진입을 막아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들어오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닌 주민 4000여명이 피신했습니다. 제닌의 니달 알-오베이디 시장은 난민촌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4000명 정도가 친척 집으로 피신했거나 대피소, 학교, 종교시설 등에 수용됐다고 전했습니다.

가디언은 이번 '집과 정원' 작전의 의도가 무엇인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작년 말 극우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하면서 안보 강화에 대한 압박이 커졌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부 무력화'라고 비난받는 사법 정비 정책을 밀어붙이다 여론의 반발로 지지 기반이 약해진 것과 이번 공격의 시점이 겹치는 것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가디언은 "이번 충돌은 아직 완전한 전면전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으나 수십년간 이어진 분쟁이 새로운 단계로 옮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어떤 계기로 (전면전의) 불꽃이 튀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모든 군사작전은 반드시 국제인도법을 준수하면서 실행돼야만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안타까움을 표하며 갈등 해소를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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