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폭우 불러… 빈국에 대재앙
7월 11일 미국 버몬트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차가 물에 잠겨 있다./EPA 연합뉴스
지구 곳곳에서 폭우, 홍수, 폭염 등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 배경에 온난화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가 지난 수천 년 어느 때보다 더 뜨겁다. 마치 지구가 모든 비상벨을 울리고 있는 듯 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에는 이틀 만에 두 달치 강수량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고, 인도와 일본도 극심한 홍수를 겪었다. 지독한 열파(heat wave)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텍사스, 플로리다와 스페인, 중국의 거리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바다의 수온은 한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며, 캐나다의 전례 없는 규모의 산불은 미국까지 연기를 보내며 아직도 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불협화음’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했다며 지구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WP는 “특히 화석연료에 의한 온실가스 방출로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2°C 올라갔다”며 “인류가 에너지와 식량을 생산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지구 온도는 3°C 넘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기후 과학자 프리데리케 오토는 엘니뇨 등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를 바탕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 현상은 뉴 노말(New normal)이 아니다. 뉴 노말은 화석 연료의 연소를 중단하면 나타난다. 우리는 거의 그러지 못 한다”고 했다.
6월 12일(현지 시각) 캐나다 퀘백주에서 산불이 발생한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폭염 등 기후 재난은 인류 생존에 위협적이라고 WP는 지적했다.
WP는 “대체로 따뜻한 기온을 보이던 7월 4일이 올해는 역사상 최고 더위를 기록했다”며 “이날 지구 전역 평균 기온은 17°C로 지난 1만2500년 중 가장 더운 7월 4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기온이 40°C를 넘고 다습할 경우 땀을 흘려도 신체가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다. 어린이와 노인, 실외 노동자들은 특히 위험하다”며 “이번 주 미국 남부 전역에서 1억 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런 위험에 노출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드웰 기후변화센터 수석과학자인 프란시스는 “기온이 생존 가능한 수치를 넘어서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거주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폭염은 폭우를 몰고 오기도 한다.
WP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캐나다에선 극심한 가뭄에 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고, 반대로 미국 버몬트와 뉴욕에선 두달치 비가 이틀 만에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폭우는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을 갖추지 못한 가난한 나라에 더 큰 재앙이 된다”며 “기후 변화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은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큰 재앙을 겪게 되는 현상은 아이러니다”라고 했다.
올해 발생한 기후 재난은 해수면 온도 상승과 관련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해양 표층 온도는 올봄 최고 기록을 세웠고 평년보다 평균 1°C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서양과 멕시코만의 높은 수온은 올해 허리케인이 발생할 시즌에 더 강력한 태풍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간 협의체는 모든 국가의 탄소 배출을 10년 내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금세기 중반까지 지구온난화 오염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류가 온난화를 관리 가능한 한계 내에서 유지하려면 약 500기가톤의 이산화탄소만을 방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