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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eta)의 새 소셜미디어(SNS) 애플리케이션 '스레드(Thread)'가 파죽지세입니다. 지난 5일 서비스를 개시한 직후부터 가입자 수가 쭉쭉 오르더니, 닷새 만에 1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앱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화제였던 '챗GPT'도 1억명을 모으는 데까지 두달 정도 걸렸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파급력입니다.

■ '트위터' 복사판인데…왜 뜰까?

앱의 기능은 '트위터'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림보다는 활자가 중심이 되고, 짧은 영상이나 사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트위터의 핵심 기능인 '해시태그'나 계정끼리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는 '다이렉트 메시지(DM)'는 없습니다.
 

메타(Meta)가 지난 5일 출시한 SNS 스레드(Threads).


그럼에도 단숨에 관심을 모은 데는 메타의 기존 SNS '인스타그램'의 후광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20억 명에 이르는 '초대형' 앱입니다. 기존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신규 가입 없이 편하게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20억 명을 신규 앱이 그대로 흡수하려는 계산입니다.

강력한 대항마의 등장에 트위터는 곧장 직격타를 입은 것처럼 보입니다. 스레드 개시 직후인 지난 6일과 7일 트위터의 트래픽은 전주보다 5% 줄었다고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은 밝혔습니다. 트위터리안들의 '스레드 갈아타기' 여파라는 분석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 '스레드' 흥행 1등 공신은 머스크?

하지만 트위터 이용자들이 이미 내가 올린 많은 게시물들을 버리고, 굳이 '복사판' 앱으로 갈아탄 데는 인스타그램 탓만 할 수 없다는 쓴소리도 나옵니다. 지난해 10월 트위터 주인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탓이라는 것입니다.

SNS 기반의 빅테크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리다가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회사 수익성 개선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7천 명이 넘는 직원을 단숨에 2천여 명까지 줄였고, '트위터 블루' 라는 유료 계정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가짜뉴스 유포 등으로 사용 정지를 당했던 극보수주의자들의 계정은 풀어줬습니다. 폭력성 선동성을 이유로 차단됐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도 풀렸습니다. 하지만 머스크의 실험 정신은 트위터 이용자들의 반감을, 광고주들의 우려를 샀습니다.

그러다 지난 1일 하루에 볼 수 있는 게시물 수를 제한하겠다고까지 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습니다. 스레드가 서비스를 개시하기 불과 닷새 전이었습니다. 머스크가 '스레드 갈아타기'를 도운 1등 공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결투를 신청한다"

머스크는 스레드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스레드 개시 전부터 저커버그와 '댓글 싸움'을 벌이더니, 결국 '몸싸움'까지 예고한 상태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 "저커버그는 약골(Zuck is a cuck)"이라는 댓글을 남기자, 저커버그는 UFC 챔피언들과 훈련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응수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을 올렸다.


전 세계 '빅테크'를 선도하는 억만장자들의 '주먹다짐'이 실제로 성사될 지 알 수 없지만, 머스크 VS 저커버그의 대결 구도는 이제 시작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스레드'는 애초부터 '머스크의 트위터'를 잡겠다며 개발된 앱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메타는 트위터에서 해고된 인력 중 일부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메타 역시 인사 조정을 하는 와중에서도, 트위터 출신들을 새로 채용한 셈입니다. 트위터는 모방 의도를 갖고 스레드가 개발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위터 법무실은 저커버그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의 지식 재산권을 엄격히 집행하겠다"며 소송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 비호감엔 더 큰 비호감으로?

머스크의 '시비'가 저커버그에게도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머스크가 저커버그를 다시 멋지게 보이도록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저커버그는 최근 사업 초기의 젊은 혁신가 이미지를 많이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SNS가 청소년 우울증, 자살 증가,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큰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범접할 수 없는 억만장자처럼 보이기 보다, 육아 등 일상을 공유하며 사회 리더로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던 저커버그로서는 뼈 아픈 현실입니다. 본인 입으로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매일 아침 주먹으로 배를 맞는 기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위터보다 '비교적' 나은 스레드, 머스크보다 '비교적' 상식적인 저커버그가 반사이익을 얻게 된 셈입니다. WSJ은 "(스레드로) 저커버그가 예전의 호기를 다소 되찾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출처 로이터


■ 진짜 승부는 본업에서

스레드를 화려하게 데뷔시키고 이미지 회복까지 덤으로 얻은 저커버그는 이제 사용자 10억 달성이라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 기세라면 3년 안에 이용자 2억 명에 근접하고 연 매출 10조 원이 넘을 거란 분석도 나오지만, "사용자 10억 명에 이를 수 있는지 본 뒤 이익 창출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익성 없이 지속 가능한 사업은 없다는 점에서 스레드와 트위터,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승부는 누가 더 '본업'을 잘 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비록 대중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더라도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하고 있는 실험들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NBC는 "트위터 경쟁자들의 머스크의 전술을 모방하고 있고, 이건 저커버그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습니다.

트위터가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절반 넘게 해고한 뒤, 미국의 인기 SNS '레딧' 역시 자사 인력의 5% 정도를 해고했습니다. 트위터가 유료 계정 서비스를 시작하자, 메타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유료 인증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NBC는 "인스타그램처럼 크게 성장하지 않아도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내는 방법을 머스크가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머스크는 또 다른 혁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내놓은 '트위터 2.0' 계획을 보면, 앞으로 트위터가 추구하는 핵심 기능은 '디지털 뱅킹'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위터는 앱 안에서 개인끼리 돈을 송금하고 예금 이자까지 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트위터와 스레드의 승부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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