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北이 참전하게 되는 확전에 대한 경계 그리고 대만 분쟁 개입에 대한 일본 내 여론에 대한 우려"
미국 해병항공군(Marine Aircraft Group) 제12비행대 소속 전투기 F-35B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 F-2 전투기 5~8대가 4일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모습을 일본 방위성이 공개했다. 2022.10.04ⓒ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미국과 일본 군 관계자들이 1년이 넘도록 대만 분쟁에 대비한 계획을 논의해왔지만 핵심인 일본의 전투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이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이 참전하게 되는 확전에 대한 경계 그리고 대만 분쟁 개입에 대한 일본 내 여론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과 최단 거리가 110km에 불과한 일본은 약 5만4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미국의 대중국 억제 전략에서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군이 개입한다면, 첫번째 대응은 이들 주일미군기지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1960년대 체결된 협정에 따라 미국은 일본 정부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이와 관련, WSJ은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다면 안보를 보장하는 동맹이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일본은 동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일본이 전투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힘들 수 있다면서 일본 정부 지도자들은 대만 전쟁 참여에 대한 논의를 공개적으로 피해왔는데 이는 일본 내 여론은 일반적으로 분쟁 참여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게이오대학의 모리 사토루 정치학 교수는 "대만을 지키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걸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지금 던지면 현시점에서 일본 국민의 90%가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자위대는 현대 50척의 구축함, 22척의 공격 감수함 그리고 300대 이상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 정부는 방위비가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하도록 향후 5년 동안 방위비 지출을 약 60% 증액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또 가까운 동맹국이 공격을 받게 될 경우에 일본이 반격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2015년 안보관련법을 개정했다. 이와 맞물려 중국이 주일미군 기지를 공격한다면 일본은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WSJ은 전쟁이 그렇게 간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전쟁 참여에 대해 일본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확전 위험"이라며 중국이 동맹인 러시아와 북한으로 하여금 일본을 공격하거나 핵무기 사용을 권하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미일 양측이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분쟁에 대비한 계획을 수립하면서 일본 측에 명확한 입장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보급로, 미사일 발사장 그리고 난민 대피 계획 등 다양한 병참 분야의 지원을 희망하고 있지만 일본은 연료 및 물자 공급 등을 통해 미군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
WSJ은 사토루 교수를 인용해 "미국을 지원할 수 있는 분명한 준비태세에 대한 일본 내 공개적 논의가 부족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실제 벌어지면 정치적 혼란이 촉발될 수 있다"며 "일본 정부는 국민의 우려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