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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지난 2021년 디폴트(채무불이행) 파동으로 중국 부동산 위기를 불러왔던 헝다(恒達) 그룹에 버금가는 대형 부동산 기업인 다롄(大連) 완다(萬達)그룹의 채무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다시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 상업관리그룹은 오는 23일이 만기인 채권 약 29억 위안(약 5000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족한 상태라고 전날 채권단에 밝혔다. 앞서 완다그룹은 지난 4월 홍콩증시 상장에 세 번째로 실패했고, 네 번째 상장 도전을 앞두고 채무 조정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7월 부도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동성 부족과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다롄완다 상업관리집단에 대한 장기채권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완다그룹의 위기는 계속 우려를 낳고 있던 중국 부동산 위기에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완다그룹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달러로 발행하는 역외 채권 시장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부동산 기업이다. 그러나 이번에 디폴트 가능성을 밝히면서 채권 가격은 전날 23.4%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8%가량 떨어졌다. 시장분석기관 루크로르 애널리틱스의 찰스맥그레거 연구원은 "완다가 7월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중국 기업의 역외 채권 발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완다그룹뿐 아니라 다른 부동산기업의 위기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 헝다 그룹은 2021년과 2022년 실적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의 손실액은 2021년 약 4760억 위안, 2022년 약 1059억 위안으로 총 5819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 지원을 받는 개발업체 위안양(遠洋)그룹은 정부와 관련 있는 채권단 덕분에 채무 상환 이슈를 피해 왔지만, 이날 상환 불확실성을 이유로 4% 금리인 위안화 채권의 거래를 중단했고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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