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급하게 이혼하며 '29억 건물' 준 의사 남편, 알고보니…

by 민들레 posted Jul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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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사무장병원·약국 은닉재산 환수…

숨긴 재산도 사해행위취소소송으로 끝까지 환수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의사 A는 사무장에게 고용돼 ○○병원에서 진료행위를 하고 월급을 지급받았다. 이후 공익신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가 시작되자 15년 전 이혼한 배우자 F에게 재산 가치 19억원 상당의 고급 주택을 매매해 은닉했다. 공단은 전 배우자 B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해 전부 승소하고, 전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강제집행하여 4억원 환수 후 임금채권 압류로 매월 환수 진행 중이다.

#의사 C는 사무장에게 고용돼 ○○병원에서 진료행위를 하고 월급을 지급받았다. 그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검찰 기소가 되기 직전에 배우자 D와 가장 이혼을 하며 재산 가치 29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약정으로 전부 이전해 은닉했다. 동시에 자녀 E에게 남은 토지도 증여해 재산을 전부 은닉했다. 이에 공단은 배우자 D와 자녀 E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 배우자 D에 대한 적정 재산분할 수준을 넘어서는 10억원 부분을 승소 후 전부 환수했다. 자녀 E에 대한 토지 증여는 취소하고 의사 C명의로 원상회복해 압류하고 강제징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처럼 불법 사무장병원·약국 가담자들의 재산 은닉 행위에 대해 사해행위취소소송으로 적극 환수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불법 사무장병원·약국 가담자들은 의료법·약사법 위반 및 사기의 범죄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도 강제징수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숨기는 등 악의적인 책임 회피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장병원·약국으로 적발되는 경우 가담자들은 공단으로부터 불법 편취한 요양급여비용을 연대해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불법 사무장병원·약국에 대한 행정조사 및 수사가 개시되면 가담자들인 사무장과 의료인들은 가족뿐 아니라 지인과 법인 등을 이용해 부동산, 자동차 등 모든 재산을 교묘하게 숨기는 경우가 많다.

공단이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 사무장병원·약국 혐의점을 확인한 후 최대한 신속하게 환수절차에 돌입해도 이미 모든 재산을 빼돌린 상태인 경우가 다수다. 이에 공단은 사무장병원·약국 가담자들이 공단을 기망해 불법으로 편취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재산은닉의 유형은 부동산부터 자동차, 금전 및 신탁까지 다양하고 상대방 또한 배우자, 자녀 등 가족부터 거래처 지인, 법인 등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공단은 2018년부터 사무장병원·약국의 은닉재산을 환수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199건의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수행해 172억원을 환수했고 현재 37건의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사무장이 본인 소유 재산 중 일부 토지를 자녀에게 증여한 후 가치가 큰 남은 토지까지 가족 아닌 사업 동업자에게 전부 매매 형식을 이용해 교묘히 은닉한 사례도 있는데, 공단은 사해행위취소소송으로 자녀 명의 토지는 강제징수 중이고 동업자 토지도 강제징수해 4억8000만원을 전부 환수했다.

사무장병원·약국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은 지난달 기준 3조4000억원에 이르나 재산은닉 등으로 징수율은 6.65%에 그친다. 공단은 사무장병원·약국 은닉재산 국민신고 포상금 제도를 도입하고 재산 처분 사전 방지를 위한 조기압류 제도를 도입해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상일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사무장병원·약국을 적발한 후 재산 처분이 되지 않도록 신속한 압류 조치를 시행하고, 교묘한 재산 은닉 행위에 대해서는 사해행위취소소송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끝까지 추적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