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오후5시부터…“빨리 놀고 일찍 잘래요” 사라지는 올빼미족

by 민들레 posted Jul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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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식사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 [로이터]

식당과 극장 등 서비스업계에서 저녁 영업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 증가로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이 변화하면서, 낮시간에 외식을 하거나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늦은 밤까지 영업하던 술집과 식당들은 낮 영업에 집중하며 일찍 문을 닫고 있고, 극장들도 저녁 공연을 줄이면서 새로운 소비 흐름에 맞춰가는 분위기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에서는 젊은들이 많이 찾는 인기 식당들이 저녁 8시면 주방을 마감하고 있으며, 식당의 저녁 피크타임도 기존 오후 7시에서 오후 5~6시로 앞당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역 리뷰 플랫폼인 옐프에 따르면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식당을 찾는 이들은 하루 방문객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5%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일찍 저녁식사를 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후 5시부터 저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저녁식사에 대한 수요는 공유차량서비스 이용 패턴에서도 나타난다. 우버에 따르면 오후 4시에 식당으로 가는 이용객은 2019년과 비교해 10%가량 증가한 반면, 오후 8시 이후 승객은 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변화는 극장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뉴욕의 ROC 시네마는 최근 심야 상영을 없앴다. 오후 8시 전 이용객이 2019년 45%에서 최근 75%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극장 측은 심야영화를 없애는 대신 평일 오후 3시에 추가 상영을 시작했는데, 많은 젊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브로드웨이도 기존 저녁 공연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최근 뮤지컬 ‘숲속으로’를 보기 위해 금요일 오후 7시에 매표소를 찾았다는 한 남성은 “이미 공연이 시작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브로드웨이 플레이빌에 따르면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진행 중인 공연의 3분의 1이 금요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

이처럼 저녁 영업의 정의가 변화하고 있는 데는 원격 근무 확산의 영향이 크다. WSJ는 “일을 마치고 노트북을 닫자마자 집을 떠나고 싶어하는 원격 근무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재택 근무를 근무하는 보험사 직원 캐시 해트필드 씨는 “퇴근시간이 되면 사람들과의 교류가 간절해진다”면서 “곧바로 와인 한 잔을 위해 동네 식당을 가는데, 오후 6시면 벌써 만원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밤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른 저녁을 시작하는 이들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마케팅 에이전시 아트 디렉터인 레인 사쿠조 씨는 “밤 10시 30분 취침시간을 지키기 위해 되도록 오후 5시엔 저녁 식사 약속을 잡는다”면서 “(일찍 저녁을 시작하면) 밤에 휴식을 취할 수 있을뿐더러 다음날 숙취를 느끼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