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세계 경제에 3조달러(약 3850조원) 손실 입힐 수 있어
엘니뇨로 폭염 등 이상기후는 두배로 더 심해진다. <자료 사진>ⓒ News1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국가들에 폭염이 덮쳤다. 지난 6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엘니뇨가 왔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뜨거워진 지구에 4년만에 엘니뇨까지 돌아와 이상 기후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엘니뇨는 어떤 현상이며 어떻게 이상 기후를 더 악화시키는지를 최근 로이터통신이 정리했다.
◇ 무엇이 엘니뇨를 유발할까
엘니뇨는 동태평양 바닷물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져서 발생하는 자연 기후 패턴이다.
그것은 적도 부근의 태평양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기압의 변화에 따라 느려지거나 방향을 역전하면서 형성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주기가 시작되는 동인을 알지는 못한다.
무역풍이 태양으로 데워진 바닷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역풍이 약화하면 이 따뜻한 서태평양의 물이 다시 차가운 중부와 동부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였던 2015~2016년 엘니뇨 동안 페루 해안의 멸치 어획량은 따뜻한 물이 들어온 통에 급감했다. 그리고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있는 산호의 거의 3분의 1이 죽었다. 너무 따뜻한 물에서 산호는 살아있는 조류를 쫓아내 석회화를 일으키고 흰색으로 변한다.
또 동태평양에서 따뜻한 물이 발달하면 대류를 통해 열을 대기 중으로 전달함으로써 폭풍우를 발생시킨다.
◇ 엘니뇨는 세계의 날씨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폭풍 활동의 이러한 변화는 아열대 제트 스트림이라고 불리는 전 세계의 날씨를 움직이는 빠르게 흐르는 공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제트 스트림은 경로를 남쪽으로 밀고 같은 위도를 따라 비슷한 날씨를 전달하는 평평한 공기 흐름을 만들어 내 곧게 펴진다.
엘니뇨 동안, 미국 남부는 더 춥고 습한 날씨를 경험하는 반면,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일부 지역은 더 따뜻하고 건조하다.
허리케인 활동은 바람의 변화로 인해 대서양에서 형성되지 못하고 주춤해다. 하지만 태평양의 열대성 사이클론은 힘을 얻고, 폭풍은 종종 취약한 섬들을 향해 회전하며 날아간다.
아마존 열대 우림은 더 건조해져 고통받고, 중앙 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일부 지역에선 폭우가 내린다.
그리고 호주는 극심한 더위, 가뭄, 산불을 겪는다.
역사적으로, 엘니뇨와 라니냐는 평균적으로 약 2년에서 7년에 한 번씩 발생한다. 한번 발생하면 엘니뇨는 9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지속된다. 라니냐는 동태평양(페루 앞바다)의 물이 비정상적으로 차가워지는 것을 뜻하는데 1년에서 3년 정도 지속될 수 있다.
◇ 기후변화가 엘니뇨에 영향을 미치나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엘니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매우 큰 연구 질문'이라고 말한다. 기후 변화가 엘니뇨의 영향으로 두 배로 증폭되는 반면, 기후 변화가 엘니뇨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엘니뇨와 라니냐 사이의 균형을 바꾸어 한 쪽을 조금 더 빈번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바다의 온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역학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이라 주기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바다 온도가 균일하게가 아닌, 바다의 일부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빨리 따뜻해지는 식이면 온도 차이를 증폭시킴으로써 엘니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세계 경제에 미칠 손실은
지난 5월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에 따르면 올해 발생하는 엘니뇨는 2029년까지 세계 경제에 3조달러(약 3850조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 엘니뇨는 어떤 곳은 심각한 홍수를 부채질하고 어떤 곳은 가뭄을 악화시킨다.
연구자들은 앞서 엘니뇨가 지나간 후 몇년간 세계의 경제적 여파를 분석했다. 1982~1983년 엘니뇨는 그후 5년간 4조1000억달러의 손실을 초래했다. 1997~1998년의 엘니뇨는 5조7000억달러 손실을 냈다.
미국은 엘니뇨 발생 5년이 지난 뒤 국내총생산(GDP)이 5% 감소했고, 페루와 인도네시아 등 지리적으로 엘니뇨 직격탄을 맞는 곳은 GDP가 10% 이상 감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