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그너그룹 용병 100여명이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 배치됐다고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29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폴란드군이 26일 폴란드 중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EPA연합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NC) 바그너그룹 용병 100여명이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 서부 지역에 배치됐다고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2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이들이 국경을 몰래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바그너 용병들이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의 벨라루스 영토 내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모라비에츠키는 이날 폴란드 정부가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바그너 용병들이 폴란드, 리투아니아, 그리고 벨라루스 국경이 접하는 벨라루스 서쪽 도시 흐로드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배치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흐로드나는 이른바 수바우키 간격(suwalki gap)이라고 부르는 벨라루스 서쪽 지역과 러시아의 발트해 지역 칼리닌그라드를 잇는 핵심 지역이다. 칼리닌그라드는 이 수바이키 간격이라는 회랑을 통해 벨라루스와 연결돼 있다. 주변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여 있다.
지난달 26일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이를 멈춘 바그너 그룹 용병 수천명이 현재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라비에츠키는 러시아의 핵심 동맹인 벨라루스가 폴란드 국경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대규모 이민자들을 서쪽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지대로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그너 용병 배치는 이같은 혼란을 가중시키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판단했다.
모라비에츠키는 바그너 용병들이 결국에는 벨라루스 국경 수비대원으로 위장해 불법 이민자들이 폴란드 영토로 유입되는것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폴란드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올들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약 1만6000명의 폴란드 국경 월경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바그너 용병이 수바우키 간격 인근인 흐로드나에서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약 96km 길이의 이 회랑은 길이가 짧지만 러시아가 육로로 칼리닌그라드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점 때문에 전략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유럽연합(EU), 러시아, 벨라루스 모두에게 중요한 곳이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