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베이 이틀간 1m 비 쏟아졌다, 자금성은 600년 만에 침수

by 민들레 posted Aug 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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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호 태풍 ‘독수리’의 상륙으로 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 수도권에 사흘간 폭우가 쏟아져 20명이 숨지고 33명이 실종됐다. 베이징시는 1일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11명이 숨지고 2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허베이성에선 9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지난 600년간 침수되지 않았던 자금성 일부가 무릎 깊이로 잠겼다. 지난달 31일 자금성 태화전 옆 용머리가 빗물을 뿜어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40도를 오르내리는 ‘극한 폭염’을 겪은 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이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몰고 온 ‘극한 폭우’에 신음하고 있다. 베이징 등 수도권에서 사흘간 폭우가 쏟아져 20명이 숨지고 33명이 실종됐다.

베이징시 당국은 1일(현지시간)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폭우로 11명이 숨지고 27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13개 구에서 4만4673명이 피해를 보았고, 12만7000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허베이성에선 9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베이징시 당국은 대부분 지역에 여전히 ‘홍수 홍색 경보’가 발령된 상태라며 홍수와 산사태 피해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중국 기상 당국은 태풍 영향권에 든 베이징 일대에 3시간 안에 100㎜ 이상 폭우가 관측될 때 발령하는 ‘홍색’ 경보를 사상 두 번째로 발령했다. 베이징시는 29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평균 강우량 257.9㎜를 기록했다. 허베이성 린청현은 48시간 동안 1m에 육박하는 994.6㎜ 강우량을 기록했다. 베이징 2곳, 허베이 2곳 등 14개 기상관측소가 사상 최대 강우량을 돌파했다고 차이신이 보도했다.
 

베이징 일부 지역에선 자동차가 절반 가까이 물에 잠겼다. [로이터=연합뉴스]

 

자금성도 침수 피해를 봤다. 지난 600여 년간 침수되지 않았던 자금성 일부가 무릎 깊이로 침수됐다. ‘마르코 폴로 다리’로 불리는 루거우차오와 이어진 샤오칭허차오가 불어난 융딩허 물살을 이기지 못해 일부 교각이 무너졌다.

피해가 속출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수 방지와 재난 구조를 지시했다. 시 주석은 “극단적인 강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재해가 발생해 베이징과 허베이 일대에서 중대한 인원의 사망이 발생했다”며 “전력을 다해 실종자와 고립된 인원을 구조 수색하고, 부상자 치료, 희생자 위로에 힘써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태풍 독수리는 상륙 후 빠르게 소멸하는 여느 태풍과 다른 양상이었다. 베이징 기상대는 허베이 일대 고기압대가 태풍 북상 속도를 늦춰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게 극한 폭우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고 베이징 신경보가 전했다. 독수리는 29일 푸젠성에 상륙한 후 저장성에 큰 피해를 준 데 이어 베이징까지 인적·물적 손해를 입혔다.

베이징은 지난달 중순까지 극한 폭염에 시달렸다. 지난 6월 23일부터 사흘 연속 기온이 40도를 웃돌아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사흘 연속 폭염 황색경보가 발령됐다.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고온인 날은 지난달 19일까지 총 28일을 기록해 연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40도를 넘는 일수도 총 5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