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서 관광객들이 곤돌라를 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의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려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1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UNESCO)는 118개의 작은 섬 위에 세워진 베네치아와 석호(潟湖)를 이탈리아 당국이 보호해야 한다며 이같이 등재를 권고했다.
유네스코는 성명을 통해 “베네치아가 지속적인 개발, 기후변화, 대규모 관광 등 인간의 개입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오랜 기간 이어진 이 문제 중 일부는 베네치아의 고유한 특성과 속성을 이미 악화시켰다”고 했다.
특히 고층 건물 개발이 시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간이 유발한 변화와 자연이 일으킨 변화가 구조물과 도시 지역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1987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베네치아가 위험에 처했다는 권고는 이번이 두 번째다. 유네스코는 2년 전에도 “인류에게 보편적인 가치로 간주되는 장소를 보존하기 위해 정부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며 베네치아를 위험목록에 등재하도록 권고했지만,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를 거부했다.
유네스코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이탈리아 당국이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구 5만명에 불과한 베네치아에는 지난 한해 동안 약 32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베네치아 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오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AFP에 “교육받은 관광객들이 도시를 방문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제발 더 이상 오지 말아 달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권고문의 채택 여부는 오는 9월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