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내년부터 자국 내 IT 관련 매출에 3% 과세
지난 3월 24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타와=AP 연합뉴스
내년 초부터 정보통신(IT) 기업들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하겠다는 캐나다 정부의 방침에 미국이 반발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캐나다는 내년 1월 1일부터 자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자료나 국민에 대한 인터넷 서비스 관련 매출에 대해 3%의 세금을 부과한다. 크리스티나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날 “디지털 서비스세는 IT기업의 2022년 매출까지 소급 적용된다”며 “캐나다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이와 같은 행보는 다국적 기업의 소득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과세할 수 있게 하자는 ‘다자조약’ 협상이 국제사회에서 한참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큰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 납부를 회피하자, 각국 정부들도 칼을 뽑아든 것이다.
캐나다도 2021년 다자조약에 참여하기로 약속했지만, 당시 “2024년까지 다자조약이 시행되지 않을 시 독자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다자조약이 당초 목표였던 2024년보다 1년 이상 미뤄짐에 따라 독자적인 과세에 나서게 됐다고 캐나다 정부는 밝혔다.
거대 IT기업들의 본사 대부분이 위치한 미국은 캐나다의 과세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데이비드 코언 주캐나다 미국대사는 최근 “캐나다가 단독 행동을 한다면 미국 정부는 무역에서 이에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프랑스가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 방침을 밝히자 “불공정하게 미국 기업들을 겨냥하고 있다”며 와인 등 프랑스의 대표 수출품에 25%의 징벌적 과세를 하겠다는 보복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