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도 4.4% 하락
근원 CPI는 오히려 상승
적극적 부양책 요구 커져
[사진 = 연합뉴스]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4.4% 하락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CPI와 PPI 상승률이 함께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경기회복에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하락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0.3% 하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중국의 월간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통제가 한창이던 2021년 2월(-0.2%) 이후 처음이다.
중국 CPI 상승률은 올해 1월 ‘위드코로나’ 효과에 힘입어 2.1%를 기록했지만 2월에는 1.0%로 상승 폭이 크게 꺾였다. 이후 3월부터는 계속 0%대에 머물다가 6월에는 0%를 기록해 마이너스 전환을 예고했었다.
돼지고기 가격과 교통수단용 연료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게 CPI 상승률을 마이너스로 전환시킨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돼지고기 가격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26% 급락했고 휘발유 등 교통연료 가격도 13.2%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중국 공장에 재고가 쌓였고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구, 가전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가통계국 동리주안 수석통계위원은 “기저효과로 올 7월 CPI가 나빠보이지만 이 효과가 사라지면 CPI가 점진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0.8%를 기록해 전달(0.4%)보다 오히려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하며 지난해 10월(-1.3%)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시장 추정치(-4.0%)보다도 하락폭이 컸다. 다만 지난 6월(-5.4%)보다는 낙폭을 줄였다.
이에 중국이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장기침체를 겪었던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쳐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책당국과 통화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디플레이션 기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