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주 바다에서 죽은 새끼로 추정되는 사체를 업고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가 목격됐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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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로 추정되는 사체를 등에 업고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 드물지만 종종 포착되는 장면이다.
17일 서귀포해양경찰서의 설명을 보면, 해경은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인근 해상에서 돌고래가 폐그물에 걸린 채 이동하는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가 사체를 등에 업고 이동하는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을 확인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폐그물을 절단하려 바닷속으로 들어갔는데, 남방큰돌고래는 폐그물이 아니라 돌고래 사체를 등과 앞 지느러미 사이에 얹고 이동 중이었다. 서귀포해경은 경찰관이 다가가자 남방큰돌고래가 사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업고 있던 사체를 이리저리 옮기며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15일 제주 바다에서 죽은 새끼 로 추정되는 사체를 업고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가 목격됐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영상 갈무리
지난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바다에서 목격된 죽은 새끼 등에 업고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서귀포해경은 “업혀있던 돌고래 사체는 크기가 1m 내외의 남방큰돌고래로 전문가에 문의한 결과 새끼 돌고래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 유사하게 지난 3월과 5월에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죽은 새끼를 업고 다니던 돌고래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해경은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더 이상 접근해서 따라가지 않았다. 해양보호생물을 아끼고 사랑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유영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2020년 6월11일 촬영된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제공
남방큰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머리에 이거나 업고 다니는 모습은 드물지만 종종 포착되는 행동이다.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 2017년과 2018년 한 차례씩 관찰된 바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2020년 6월에도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조사 과정 중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행동을 촬영해 공개했다.
당시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죽은 새끼가 유영 중 떨어지자 다가가는 어미 남방큰돌고래. 2020년 6월11일 촬영된 사진.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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