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급 물 폭탄이 예상되는 허리케인 '힐러리'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 20일(현지시간) 새벽 상륙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이날 전했다.
멕시코 서남쪽 태평양에서 만들어진 허리케인 힐러리는 4등급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20일 캘리포니아 남부에 상륙하면서 세기는 1등급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강풍과 대규모 호우를 동반하기 때문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LA, 샌디에이고 등 주민과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관계자는 "열대성 폭풍이 캘리포니아에 상륙하는 건 84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NYT는 "기상학자들이 이번 허리케인은 지나가는 지역 일대에 생명을 위협하는 '잠재적' '재앙적인'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허리케인 힐러리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남부에 상륙한 가운데, 전날 롱비치 내 소방대원들이 모래 언덕을 쌓는 등 홍수 대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지역이라 이 일대는 대규모 홍수 대비 등에 취약하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앞서 지난 19일 주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을 관통하는 허리케인의 위력은 기후변화로 인해 한층 강력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20년 제임스 코신 국립해양대기청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허리케인이 만들어내는 비의 양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허리케인 움직임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데, 그사이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해 엄청난 양의 비를 동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태풍이나 허리케인 같은 열대 저기압은 더운 바닷물에서 탄생한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증기에서 에너지를 얻는데,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세력이 더 강한 태풍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