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인형 하나에 670만원?… 인플레에 커지는 美 리셀링 시장

by 민들레 posted Aug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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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아누리타 루비에(29)는 300개 이상의 ‘바비’ 인형을 갖고 있다. 그는 영화 ‘바비’ 인기에 힘입어 1990년대 후반 인도에 거주하던 시절 구입한 바비 컬렉션을 판매할 예정이다. 판매 예상 가격은 5000달러(약 667만원). 그는 바비 인형을 판매한 돈을 아파트 보증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1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과 높아진 이자로 인한 부채 증가로 인해 미국인들이 힘들게 수집한 야구 카드, 운동화, 바비 인형을 내다 팔고 있다”며 “수집품이 비상 자금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린 '바비 콜렉터' 전시회에서 한 소녀가 유리에 비친 바비 인형을 바라보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인 중에선 취미로 음반, 운동화, 책, 스포츠 기념품 등을 모으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자, 지금까지 모았던 수집품을 팔아 생활비에 보태거나, 학자금 상환에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재판매(리셀) 시장이 성장하면서 가능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데시퍼에 따르면 수집품은 재판매 시장에서 인기 상품 중 하나다. 재판매 시장은 2033년까지 1조 달러(약 133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운동화 재판매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TD코웬에 따르면 운동화 재판매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6%씩 성장해 전 세계 규모가 300억 달러(약 40조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운동화 재판매 시장 규모는 현재 758억달러(약 101조2309억원) 수준이며, 2026년에는 1000억 달러(약 1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만화책 재판매 시장도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53억 달러(약 20조4332억원) 규모였던 만화책 재판매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224억 달러(약 3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재판매 시장 성장은 수집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이끌고 있다. WSJ는 “소비자들이 자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희귀 제품을 구매하려고 나서면서 재판매 시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소셜미디어를 통해 운동화를 재판매하는 업체인 ‘선셋 스니커즈’는 매달 2500~3000켤레의 운동화를 판매하며 월평균 약 100만 달러(약 13억3550만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재판매 시장이 성장하자, 수익을 목적으로 수집품을 모으는 이들도 늘었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토마스 폴리프로니(42)는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집품을 모으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스포츠 기념품 시장이 급성장하자 야구 카드 수집에 나섰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소유했던 물품을 구입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