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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 중국 경제가 위태롭다. 부동산을 동력 삼아 달려왔지만, 부동산에 발목이 잡혔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론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시장이 보다 주목하는 것은 중국의 '내수 체력'이다. 부진한 소비가 발목을 잡으며 디플레이션의 늪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까.

 

중국 베이징 왕징의 텅 빈 까르푸 매장에 카트와 미처 치우지 못한 일부 상품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사진=우경희 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 안에서도 구매력이 높은 신도시 왕징(望京). 왕징 남부에 있는 까르푸 쒸안차오점은 기자가 찾은 지난 24일 마치 도둑이 휩쓸고 간 현장을 방불케했다. 까르푸가 있는 대형쇼핑몰 3층으로 올라가는 긴 무빙워크는 올라가는 길이 고장나있었고 고장 상태가 오래 방치된 듯 무빙워크 위로 쓰레기가 널려있었다. 그 위로 몇몇 중국 소비자들만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중국 베이징 왕징 한 대형쇼핑몰에 입점한 까르푸 매장으로 올라가는 무빙워크가 멈춰서 있다. 중국인 주부들이 지저분한 무빙워크 위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우경희 기자

 

매장은 작은 출입구만 열려있을 뿐 대부분 노란 테이프와 바리케이드로 엉성하게 막혀있다. 제품들이 버려진 듯 바닥에 뒹굴었다.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베이징에 마지막 남은 까르푸 매장이 이 지경이 된 지는 벌써 한 달이 다 돼간다. 까르푸가 사실상 매장 영업을 포기하면서 북적이던 건물 전체에 인적이 끊기기 시작했다. 상가를 관리하는 부동산 기업은 패닉 상태다.

왕징 까르푸는 사연이 많은 매장이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성화가 프랑스 파리를 통과하던 중 티벳 인권문제로 반중국 시위가 벌어졌다. 이 사건이 중국인들을 자극, 까르푸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왕징점엔 폭탄 설치 협박까지 있었다. 그래도 승승장구했는데 이제는 격세지감이다. 극성스런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고비를 넘어 살아남았지만, 조용히 다가온 내수침체의 고비는 넘지 못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내수…"랜드마크 오피스 빌딩도 3분의 1 비어"

 

폭탄을 맞은 듯 썰렁한 까르푸 매장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마지못해 물건을 고르고 있다. 한 중국 주부는 "선불카드에 충전한 금액을 소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왔다"고 했다./사진=우경희 기자

 

이날 만난 현장 까르푸 관계자들에 따르면 까르푸는 조만간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2019년 프랑스 까르푸가 철수하고도 중국 자본으로 명맥을 이었으나 최근 전체 폐점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급격하게 커지는 중국 소비구조가 영향을 줬으나 내수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결정타였다. 현장 관계자는 "장사가 잘되면 문을 닫겠느냐"고 했다.

2019년 까르푸 중국법인 지분 80%를 인수한 쑤닝닷컴은 까르푸 사업 중단을 공식 언급하진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직원들에게는 귀띔을 한 분위기다. 이 현장 관계자는 "선불카드를 충전한 고객들이 선불금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매장을 완전히 닫을 수는 없고, 나도 그 업무 때문에 여기 나와있다"며 "곧 중국 내 모든 까르푸 매장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침체의 분위기가 읽히는 건 소매판매 현장뿐 아니다. 북경 시내 대표적 랜드마크이자 오피스 빌딩 중 하나인 왕징소호의 공실률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같은 날 만난 현지 부동산기업 관계자는 "경기가 너무 안 좋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오피스 빌딩들도 30~40%는 비어있다"며 "사무실을 찾는 수요가 줄었고 그동안 많이 오른 월세 등이 모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발 쇼크가 중국 경제 전체를 흔드는 가운데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은 여기 얽힌 내수경기 부진에 더 주목한다. 중국 7월 소매판매는 3조6761억위안(약676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늘었는데, 예상치인 4.5%를 크게 하회했다. 기대치의 절반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은거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보다 0.3% 내렸다. 2년 5개월 만의 역성장이다.

중국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으니 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며, 경제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내수와 물가 동반 침체는 디플레이션(장기물가하락에 따른 경기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신호다. 중국 CPI는 1월 2.1%를 기록했지만 4월까지 계속 내려갔다. 결국 7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올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높아지는 건 저축률뿐이다.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침체에 대해선 일정 표정관리를 하는 중국 정부도 디플레이션 우려는 감추지 못한다. 매뉴얼이 없다. 한 재중 외교소식통은 중국 경제관료의 말을 인용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1960~1970년을 거치며 중국도 경험치를 쌓아뒀지만 디플레이션은 중국이 지금까지 경험해 본 재정정책 사례에 없다"며 "일본의 과거 디플레이션과 중국의 상황이 다르다보니 무조건 참고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15년 전 부양책의 쓴맛이…中, 리오프닝도 함께 사라진다

 

까르푸 입점 건물 1층. 원래 상가가 입점했던 자리는 텅 비어 광고판으로 채워져 있었고, 인근 사설 체육학원에서 이 공간을 줄넘기 연습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허가를 받고 사용하는건 아니지만 건물 관리인들은 굳이 내보내려 하지 않았다./사진=우경희 기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에 빗대 중국 경제가 상당기간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꺼내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건 2008년의 함정에 또 빠지는 것"이라며 "중국 관료들은 당시 천문학적 부양책의 여파로 아직도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들며, 부양책을 좋은 약이 아닌 말 그대로 '극약'에 비유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당시 단행한 부양책 규모는 586조위안(10경6752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2008년의 함정을 경계하다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거다. 당시엔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의 에너지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각종 지표가 성장 에너지의 약화를 가리키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인구의 고령화와 청년실업률, 기형적으로 높은 저축률에 따른 가계 가처분 소득의 감소, 첨단산업 육성 부진 등 나쁜 신호만 가득하다.

중국의 '마이웨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는 크다. 하지만 중국과 국제 사회가 이 간극 안에서 디플레이션 출구 전략을 함께 모색하기도 요원해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의 정치적 갈등은 갈수록 커진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본격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던 주변국들의 경제 전망은 덩달아 어두워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올해 대중국 수출 감소액이 396억달러(약 48조원)에 달할 수 있고 이는 경제성장률을 1.2%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재중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유동성을 확보한다 해도 부동산보다 첨단산업 등에 먼저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당장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정책 방향인 만큼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이 중국향 수출 감소 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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