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천장서 물 폭포처럼 쏟아졌다… 127년 된 뉴욕 수도관 파열

수도관 파열로 물이 철로에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 /엑스

미국 뉴욕시에서 127년된 수도관이 터져 타임스퀘어 지하철역과 일부 골목길이 침수됐다.

29일(현지 시각) AP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타임스퀘어 43번가와 44번가 사이 지하에 매설된 직경 20인치(약 50.8㎝)의 상수도 본관이 터져 약 680만ℓ에 달하는 물이 쏟아졌다. 철로 침수로 뉴욕 지하철 1, 2, 3호선이 일제히 운행을 중단하면서, 오전 출근 시간대에 약 3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파열된 수도관은 1896년 매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엑스(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이를 보면, 물은 마치 폭포처럼 철로에 쏟아졌다. 뉴욕 지하철 관계자들은 철로에 들어찬 물을 퍼내는 데 여념 없었다. 지하철역뿐만 아니라 인근 골목도 물바다가 됐다.
 

계단을 통해 물이 쏟아지고 있다. /엑스

수도관이 터져 철로에 물이 쏟아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피해는 지하철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수도관 파손 지점에서 반 블록 이상 떨어진 주택과 골목 등도 물에 잠겼다. 한 시민은 “모든 전기를 차단하려고 지하실로 갔는데 이미 물이 쏟아져 손쓸 새가 없었다”며 “물이 무릎까지 차더니 단숨에 허리춤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차가 물에 잠겨있었다”며 “길가에 주차하면 항상 긁힘 사고가 발생해 일부러 골목에 세워뒀는데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수도관 파열의 주된 요인으로는 ‘파이프 노후화’가 꼽힌다. AP에 따르면 뉴욕에 매설된 수도관은 주철관으로 제작돼 내구성이 좋지만, 그래도 평균 수명은 120년이다. 이번에 터진 수도관은 제작된 지 127년이 됐기 때문에 파열 사고는 이미 예견됐던 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뉴욕시 환경보호국은 수도관 파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경보호국 로히트 아가르왈라 국장은 “수도 본관이 지하철역 바로 위에 있어 피해는 역쪽에 주로 집중됐다”며 “수도관 파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한 시간 만에 물길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