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일본의 한 연구진들이 수업 중 조는 학생을 찾아내는 장비를 개발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학생들을 통제하고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교육이나 청소년 발달 과정에 있어서도 해가 될 뿐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오사카 교육대학 연구진들은 히가시오사카에 기반을 둔 에너지회사와 함께 열화상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장비의 목적은 수업시간에 학생을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진들은 “조는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학생의 수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오사카 교육대 교육혁신디자인센터 소속 연구진들은 해당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혹은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AI 시스템에 입력했다. 장비는 열화상 기술을 통해 피사체가 취하고 있는 형태를 인식하고, 입력된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피사체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이 ‘졸음’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장비는 교실에 배치했을 때 90%가 넘는 확률로 조는 학생을 정확하게 감지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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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들은 AI가 자동으로 수업 중 졸거나 자는 학생을 판별함으로써, 수업 중 학생들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교사의 수고스러움을 어느 정도 경감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생들이 잠들어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없어지면 교사는 교사대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학생들의 상태도 재빨리 파악할 수 있어 수업 참여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나카야 후미오 오사카 교육대 교수는 이달 초 진행된 장비 시범 행사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관찰과 기록이 필요하다”면서 “교사들은 많은 업무량 속에서도 이 일(학생을 관찰하는 일)을 맡아 왔다. 현대 기술을 활용해 그 과정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I 기술로 학생들을 ‘감시’하겠다는 의도 자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AI 기술이 사실상 학생들을 통제하는 데 활용되고 있음에도, 이를 실제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한 규제조차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즈미 츠지 주오대학 사회학 교수는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 끔찍한 발상이라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오로지 인간을 통제하기 위해서만 고안된 기술이며, 이 장비가 교사들이 그들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