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유재석과 신동엽 등이 익숙한 매체 TV를 벗어나 유튜브로 자리를 옮겼지만, 실망시키지 않는 美친 폼으로 여전한 장악력을 드러냈다.
'유느님은 유튜브를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신동엽보다 먼저 '핑계고'를 론칭한 유재석. 사실 그는 2015년 10월까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만 고집하다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을 계기로 종편 채널에 첫 출연했고, 이후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 입성했다.
tvN 진출도 국민 MC들 중에서 가장 늦었다. 강호동은 '대탈출', 신동엽은 '놀라운 토요일' 등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을 때 김민석 PD와 손잡고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선보이면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한때 '다소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도 있었지만,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OTT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자주 작업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유재석하면 떠오르는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뒤로 하고 새롭게 도전한 것이 바로 '핑계고'다. 안테나와 전속계약을 맺은 유재석은 지난해 11월 '뜬뜬' 채널을 통해 처음으로 '핑계고'를 업로드했다. '무근본 수다 콘텐츠'라는 주제로 평소 유재석과 가깝게 지내는 연예인 지인들을 초대해 그야말로 떠들어 제끼는 유선배의 복지 콘텐츠를 만든 것.
결과는 '대박'이었고, 현재 가장 핫한 채널 중 하나가 됐다. 구독자 수는 이미 124만명을 돌파해 골드버튼을 받았고, BTS, 조인성, 한효주, 이동욱, 세븐틴, 김은희 작가 등 분야를 막론하고 유명인들이 출연했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분량의 영상임에도 평균 조회수가 300만~400만을 거뜬히 넘는다. 단순히 유재석의 지인을 넘어서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싶은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
의외로 뒤늦게 진출한 신동엽은 정확히 2주 전 유튜브 세계에 뛰어들었다. 찐주당 신동엽은 본인 이미지와 딱 어울리는 술방 콘셉트로 '짠한형 신동엽'을 내세웠다. 매일 밤 짠하는 신동엽의 본격 만취 토크쇼로 편한 분위기에서 스타들을 초대해 술을 마시는 예능이다.
앞으로의 방향성을 알리는 프롤로그 0회가 업로드 직후 300만을 넘었고, 1회 게스트로 톱스타 이효리가 출연해 총합 조회수 720만을 기록했다. 2회 게스트 이경영, 김민종 편도 하루 만에 160만을 돌파한 상태다. 구독자 역시 37만명을 달성하는 등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안에 100만 골드버튼이 예상된다.
신동엽은 이효리 편에서 환상의 티키타카를 발휘했고, 11일 공개된 2회에선 전 연인 모델 이소라가 언급되자 "이소라와 나랑은 아름다운 관계였다"라며 "그분은 멋진 분이다. 진짜로"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실 유재석과 신동엽은 전문 유튜버도 아니고, TV만 틀면 나오는 뻔한 그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유튜브에서도 통하고 있다. 두 사람이 새 플랫폼에서도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TV에선 차마 보여주지 않았던 숨겨진 1인치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수다광 유재석이 진행 부담감을 내려놓고 온전히 수다만 떠는 행복한 얼굴을 '핑계고'에선 볼 수 있다. 딸기 쉐이크만 시켜 놓고 밤새 수다만 떨었다는 전설의 모임 조동아리의 모습을 '핑계고'가 증명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신동엽도 '짠한형'에서 레전드처럼 내려오는 회식 자리 썰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술을 사랑하는 신동엽의 인간적인 모습이 향후 '짠한형'을 통해 여과없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방송 베테랑 유재석, 신동엽이 유튜브에서도 각자 자신의 특기를 살린 콘텐츠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