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선박·잠수함 수리 불가 정도로 파괴돼”
우크라이나군 능력 강화 보여주는 사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
우크라이나가 해상 드론 3대와 순항 미사일 10발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러시아 흑해 함대 본부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전 이래 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본거지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격으로,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표적을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이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흑해함대 수리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세바스토폴의 세르고 오르조니키제 조선소를 순항미사일 10발과 해상 드론 3대로 공격해 아군 전함 2척이 손상, 2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자국 방공군이 미사일 7발을 격추했으며 해상 드론 3대도 모두 파괴됐다고 전했다. 손상된 선박 2척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곧 완전히 복원될 것이며 함대의 일부로서 전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번 공격으로 대형 선박과 잠수함 한 척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CNN은 러시아 비공식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러시아가 잃은 것이 디젤 전기 잠수함 ‘로스토프나도누’와 대형 상륙함 ‘민스크’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쓴 무기는 ‘스톰 섀도우(Storm Shadow)’ 순항 미사일로 알려졌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톰 섀도우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순항 미사일이며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가장 장거리 무기다.
안드리 리첸코 전 우크라이나 해군 대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공격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세바스토폴에 대한 가장 큰 공격”이라고 말했다.
세바스토폴은 러시아가 터키 해협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해상 식량 수출을 봉쇄하는 데 사용하는 흑해 함대의 본거지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서방이 자국의 농산물 수출에 관한 요구를 충족할 때까지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카일로 포돌약 젤렌스키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은 “이것은 기아를 무기로 바꾸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대한 유일한 올바른 대응이자 동부와 아프리카 국가에 중단 없는 곡물 공급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번 공격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항구에 공격을 가하는 동시에 오데사 지역의 항구와 곡물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던 이란산 공격 드론 44대 중 32대도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