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며 돈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내 정책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15일부터 금융권 지준율을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0.25%포인트)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낮춘 것이다. 이번 인하로 현지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7.4%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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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은 이번 조정에 대해 "경제 회복 기반을 공고히 하고,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경제가 회복 중이며, 내생적 동력이 지속해서 강해지고 있다"면서 "사회적 기대 역시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준율은 은행이 유치 예금에 비례해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 비율을 말한다. 통상 지준율 인하는 은행의 자금 여력을 키워 시장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인 차이신은 이번 0.25%포인트의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는 약 5000억위안(약 92조원)의 중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췄을 당시 1조위안이 풀렸고, 지난 2018년(15%) 이후 지난 3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15차례의 하향 조정을 통해 풀린 돈은 11조8000억위안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이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베이징의 다음 조치는 아마도 4분기,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는 더욱 공격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베키리우 스탄다드차터드은행 중국 거시전략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의 통화 정책 완화가 올해 남은 기간 과감하게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4분기에 지준율과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고, 은행은 다음 주 우량고객에 대한 대출 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경제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만큼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위샹룽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완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재정 정책이 모멘텀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당장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정책 시행이 가속하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추가 조처를 하기 전에 효과를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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