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방면에서 미사일 날아와…파편 형태도 러 S-300과 판이
NYT "우크라 방공 오발인듯…전자 오작동 등으로 경로이탈 가능성"
지난 6일 미사일 맞아 불타는 우크라이나 동부 코스티안티니우카 거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가 10여일 전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동부 공습을 두고 러시아를 강력히 비난했으나, 이는 사실 우크라이나군의 잘못에 따른 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6일 오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 코스티안티니우카 도심에 위치한 시장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 중인 시점이었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은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코스티안티니우카는 우크라이나 동부 산업도시로, 최전선이자 이번 전쟁의 최고 격전이 벌어졌던 바흐무트에서 불과 20여㎞ 거리에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일 텔레그램을 통해 "공격받은 곳은 평범한 시장과 가게, 약국이었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 다수가 다쳤다"며 "사악한 러시아를 최대한 빨리 물리쳐야 한다"고 비난했다.
코스티안티니우카 건물에서 시신 옮기는 우크라이나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NYT는 미사일 파편과 인공위성 사진, 목격자 진술,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 각종 증거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것을 토대로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미사일 실패가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현장에 설치돼 있던 보안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보면 미사일이 날아올 당시 거리에 있던 보행자 네명이 일순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전선 방면이 아닌 북서쪽, 우크라이나 영토 방향이다. 미사일이 떨어지기 직전 주차된 차량에 비친 모습 역시 북서쪽에서 비행해온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과 함께 탄착지점 인근에 금속 파편이 널려있는 방향과 탄두에 패인 구멍의 모양을 살펴본 것을 토대로 해도 역시 미사일이 북서쪽에서 날라왔다는 결론이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공습이 있기 몇분 전 코스티안티니우카에서 북서쪽으로 약 10마일(약 16㎞) 떨어진 마을 외곽의 한 들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선을 향해 지대공 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YT는 짚었다.
NYT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발사한 S-300 방공시스템 미사일로 지상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S-300에 장착된 탄두는 코스티안티니우카에서 폭발한 탄두와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현장에 널린 파편의 모양과 크기를 측정해보면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는 부크(Buk) 시스템에서 발사되는 9M38 미사일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불타는 코스티안티니우카 거리에서 부상자 옮기는 우크라 장병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NYT는 "이번 재앙적인 공습은 부크 시스템에서 잘못 발사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에 따른 결과였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라며 "전자 오작동이나 유도핀 손상 등으로 미사일이 경로를 이탈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은 "보안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며, 국내 법률에 따라 더 이상의 언급이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NYT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