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이 지난 4일 출시한 PB라면 ‘세븐셀렉트 대파열라면’.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식품업계에 이른바 ‘매운맛’ 열풍이 불면서 신제품을 선보인 편의점들도 속속 특수를 맞는 분위기다. 특히 보수적인 라면시장에서조차 인기 순위가 뒤바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이례적인 흥행이라는 평이 나온다.
21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4일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PB라면 ‘세븐셀렉트 대파열라면’이 컵라면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세븐일레븐의 기존 PB라면인 ‘대파라면’과 오뚜기의 매운맛 상품 ‘열라면’을 더해 만들어낸 상품이다.
단일채널에서나마 신제품이 1위를 차지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컵라면과 봉지라면 모두 농심의 ‘신라면’이 33년째 1위를 지켜오고 있어서다. 신라면 외에도 ‘진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등 쟁쟁한 터줏대감들이 모두 신제품에 밀려난 셈이다.
출시 후 20일도 채 되지 않아 1위를 차지한 건 대파열라면 특유의 얼큰하고 매운맛이 주목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파열라면은 제품명 그대로 대파의 시원한 맛은 살리면서도 시중 제품들보다 훨씬 매운맛을 내도록 제조됐다.
식품업계는 매운맛을 가미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매운맛의 척도를 일컫는 ‘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로 계량하면 대파열라면은 5000SHU로 신라면(3400SHU)은 물론, 삼양식품의 스테디셀러 ‘불닭볶음면’보다도 맵다. 불닭볶음면의 SHU는 4400SHU다.
최근 2주간 세븐일레븐의 매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파열라면은 모든 연령층에서 대동소이하게 인기였던 가운데 특히 20대에서 상대적으로 구매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상권별로는 독신가구의 매출 비중이 30%로 가장 높게 나타나 젊은 1인 가구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불경기에는 매운맛이 잘 나간다’는 말이 정설처럼 여겨지는 만큼 식품업계에서는 이같은 대파열라면의 인기가 매우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다만 부동의 1위 신라면을 넘어설 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이 변화하고 있다는 데는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심 역시 최근 신제품 ‘신라면 더레드(7500SHU)’를 출시하지 않았나. 기존 스테디셀러만으로는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운맛을 내는 신제품들이 단일채널에서라도 신라면을 넘어서는 반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와 관련, “대파열라면이 컵라면 1위를 차지한 데는 최근 식품업게에 불고 있는 대세 트렌드를 잘 파악해 서로 접목시킨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