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70년 만에 경영서 손 뗀다

미국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92)이 70년 만에 언론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루퍼트 머독. (사진=폭스코퍼레이션 홈페이지)

 

21일(현지시간) 머독은 성명을 통해 11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폭스코퍼레이션 회장직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뉴스코프 공동 회장을 맡고 있는 장남 라클런 머독(52)이 그의 자리를 물려받는다. 머독은 두 기업의 명예회장으로 남을 방침이다. 

머독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일해온 평생 동안 매일 뉴스와 아이디어에 몰두해왔으며 이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제 다른 일을 해야 할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앞으로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폭스사 방송을 시청하고 직원들에게 "생각, 아이디어와 조언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 

후계자인 라클런은 성명을 통해 "우리 회사들은 건재하며 나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몇 년 동안 낙관할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코프는 지난 2013년 신문과 출판 사업을 담당하는 현재의 뉴스코프와 영화,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 케이블네트워크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폭스코퍼레이션으로 분할했다. 

호주 출신인 머독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지역 신문사 경영을 시작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 영국 런던타임스 등을 인수하며 세계적인 미디어 제국을 세웠다. 또한 폭스네트워크를 출범시키고 20세기폭스사도 인수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독의 세계 부자 순위 76위로 재산은 2023년 기준 173억달러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은 폭스뉴스가 격동의 한 해를 보낸 후에 머독이 은퇴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지난 4월 폭스뉴스는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의혹 보도와 관련해 대선 개표기 제작사 도미니언에 7억8750만달러를 배상하는데 합의했다. 그 후 폭스는 간판 앵커인 터커 칼슨을 해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폭스뉴스를 비롯한 폭스사의 케이블 TV 채널의 시청자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스트리밍 업체가 부상하는 가운데 뚜렷한 전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폭스사도 '폭스네이션'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월 6달러에 제공하고 있지만 가입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몇 년 동안 폭스사의 매출이 소폭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폭스사의 2023 회계연도 매출은 149억달러를 기록하고 4년 후 연간 매출은 157억달러로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코프는 종이신문 구독자가 감소함에 따라 온라인 뉴스 플랫폼 구독자와 온라인 광고주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뉴스코프의 매출도 최대 낮은 한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뉴스코프 매출은 총 98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머독이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폭스 클래스 A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8% 오른 32.14달러를 기록했으며 뉴스코프 클래스 A 주가는 1.27% 상승한 19.92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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