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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비상사태 예고…"국경까지 이민자 이동시킬 것"
파나마도 코스타리카와 공조…양국 정상, 내달 회담키로

 

파나마 다리엔 갭 정글 인근 밀림을 통과하는 이주민
(바호치키토 AF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파나마 다리엔 갭 정글 인근에서 이주민들이 바호치키토 지역 밀림을 지나가고 있다. 2023.9.27


미국행 중남미 이민 행렬이 증가하는 가운데 '경유지'인 중미 국가들이 자국 치안 안정을 위해 이민자들을 북부 국경 쪽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라레푸블리카와 라나시온 등 코스타리카 일간지에 따르면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이날 "최근 이민자의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사회 불안이 커진 상태"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한 상황인지 분석할 것을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우리 공무원들의 친절함을 착각해 공권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해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 당국을 무례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코스타리카 남부 파나마와의 국경 지역인 파소카노아스에서 이민자들이 경찰을 상대로 거칠게 행동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주 파소카노아스에서는 수십명의 이민자가 길거리에서 무허가로 먹거리를 파는 것을 단속한 경찰관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등 항의한 바 있다.

코스타리카 당국은 범행에 가담한 이들 중 27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이곳에 있는 이민자들은 대부분 콜롬비아∼파나마 국경 지대를 지나 코스타리카를 거쳐 니카라과로 올라가려 하지만, 니카라과 쪽 국경으로 향하는 버스값이 없어 행상으로 돈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버스 요금은 1인당 30달러(4만500원)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국경 지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아예 이민자들을 북부 쪽으로 이동시키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북쪽으로 계속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한 특별센터 설치를 검토 중"이라며 "센터에 모인 이민자에 대해 북쪽 국경으로 가는 버스를 타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파나마 다리엔 갭 인근 이민자 캠프
(라하스블랑카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파나마 다리엔 주 라하스블랑카스에 이민자들이 모여 있다. 2023.9.27


북쪽으로 '안전하게' 이민자들을 옮기고자 하는 이 구상은 코스타리카 남쪽 이웃인 파나마의 이주민 대책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지난 23일 후안 마누엘 피노 파나마 공안부 장관은 마리오 사모라 코스타리카 공안부 장관과 다리엔 갭 정글 인근을 살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리엔을 통과한 사람들을 코스타리카 국경 쪽 파나마 수용소로 태워 가는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리엔 갭은 남미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 사이 험난한 정글이다. 올해에만 지난 21일까지 38만명 넘는 이민자가 이곳을 거쳐 갔다. 이 수치는 이미 역대 최대 규모다.

피노 파나마 공안장관은 "국경 지역 주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이민자가 밀입국 브로커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다리엔 갭을 통한 이주는 이미 우리나라를 한계에 다다르게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은 다음 달 7일 다리엔 갭을 함께 찾은 뒤 이민자 대책 공조를 위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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