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점포에 디지털 모니터 시범 도입
모니터 속 초밥 터치해 주문
이른바 '침 테러'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일본의 유명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업체 '스시로'가 회전 초밥 레일에 디지털 모니터를 설치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에 따르면 스시로는 지난 27일 수도 도쿄와 오사카 등 3개 점포에 디지털 모니터 '디지로'를 시험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새 서비스의 명칭인 '디지로'는 디지털과 스시로를 합친 단어다.
'침 테러' 사건을 겪은 일본의 유명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업체 '스시로'가 디지털 모니터 주문방식을 도입한다. [이미지출처=스시로 홈페이지 캡처]
디지로를 설치한 점포에서는 손님들이 앉는 테이블마다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다. 모니터 화면에는 회전 초밥 레일이 돌아가고 있는데, 움직이는 레일 위의 초밥을 터치하면 모니터 아래 설치된 실제 레일로 주문한 초밥이 도착한다.
이 같은 새로운 주문 방식의 도입 배경에는 '침 테러' 사건이 있다.
지난 1월, 기후현 기후시의 스시로를 찾은 한 10대 소년이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간장병을 핥는 일이 벌어졌다. 이 밖에도 이 소년은 손가락에 침을 묻혀 회전 레일 위를 돌고 있는 초밥을 만지고, 사용한 찻잔을 미사용 칸에 두는 등의 무개념 행동을 했다. 또 이 같은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큰 파문이 일었다.
문제의 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스시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전국 점포에서 손님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모회사 주가는 약 5% 떨어져 하루 만에 160억엔(약 1600억원)이 증발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스시로의 2022년 10월~2023년 3월 일본 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줄었고, 방문 고객 수도 17% 감소했다.
이에 스시로는 지난 3월 이 소년을 상대로 6700만엔(약 6억원)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5개월 후인 지난 8월 취하했다. 당시 스시로는 "소년이 책임을 인정해 납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화해했다"라고 밝혔다. 손해배상 소송은 취하됐으나 소년은 타액을 상품에 묻힌 혐의(기물파손)로 가정법원에 넘겨졌으며, 다니던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침 테러' 영상 속에서 일본의 10대 소년이 간장 병을 핥고 있다.[이미지출처=SNS 캡처]
한편 일본에서는 이와 유사한 '위생 테러'가 연달아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스시로의 다른 지점에서는 한 남학생이 식탁 위에 놓인 분무기를 집어 들고 레일 위에 놓인 초밥에 소독제를 뿌려 논란이 됐으며, 회전초밥 체인점 조시마루를 이용한 한 남성이 벨트 위의 생강 접시에 담배꽁초를 넣는 영상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에 조시마루는 회전식 운영을 포기하고 주문식으로 전환한다고 알렸다.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