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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을 피해 도망친 아이티 시민들이 지난달 1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스포츠 경기장에서 대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사실상 갱단에 장악된 최빈국 아이티가 케냐 주도의 경찰력을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식회의를 열고 케냐가 주도하는 다국적 안보 임무를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는 아이티 정부가 안보리에 지원을 요청한 지 1년 만이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지난해 10월 국제사회를 향해 치안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진 빅터 제네위 아이티 외교장관은 “고통받는국민에 대한 연대의 표현”이라며 “장기간 고통받은 국민들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행정부가 마비된 상황이다. 입법부도 임기 종료로 공백 상태나 다름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과 케냐는 지난달 방위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티 안보 임무를 주도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케냐가 아이티 안보 임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미국이 지지·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케냐 외교부는 지난 7월 성명에서 아이티에 경찰관 1000명을 배치할 의사가 있다고 발표했다.

안보리 15개 회원국 가운데 중국·러시아를 제외한 13개국이 무력 사용을 포함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결의안에 찬성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헌장을 근거로 전면적인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데 경계를 표하면서 기권했다.

안보리는 또 중국 요청에 따라 아이티 내 모든 갱단을 대상으로 유엔 무기 금수 조치를 확대했다. 아이티 갱단들이 사용하는 총기 대부분이 미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다.

장쥔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안보리가 더 일찍 무기 금수 조치를 취했다면 아이티 안보 상황이 오늘날과 같이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냐 외에도 바하마, 자메이카, 앤티카 바부다 등 3개국도 아이티에 치안 인력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바하마는 안보리 승인이 이뤄질 경우 경찰 150명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제프리 드로렌티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사는 “우리는 점점 늘어나는 갱단 폭력 속에서 다차원적인 위기에 직면한 회원국의 반복적인 요구에 응답하면서 세계 평화와 안보를 보존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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