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를 듣고 생방송 중 도망치는 BJ 바비지니. /바비지니
태국 수도 방콕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한국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현장에서 생방송 중 가까스로 탈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방콕포스트·국영 타이 PBS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오후 4시 20분쯤 방콕 중심가에 있는 고급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BJ 바비지니’는 쇼핑몰 내 한 식당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바비지니는 총성이 들리자 처음엔 “뭐야”하며 당황하다 곧바로 쇼핑몰 밖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총인가 봐”라며 짐작만 할 뿐 쇼핑몰 밖으로 나올 때까지도 정확한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바비지니는 생방송 중임에도 빠르게 밖으로 도망친 이유에 대해 “총소리가 들렸는데 ‘왜’ ‘뭐야’ 이랬다. 몰카인가(의심했다)”라며 “애 엄마가 유모차를 거의 버리듯이 뛰는 걸 보고 이건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고 했다.
영상을 보면 바비지니가 도망치는 순간에도 오히려 태국 현지인들 일부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느긋하게 걷거나 쇼핑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갑자기 10발 이상의 총성이 들렸고, 수백명의 사람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매장 내 탁자 밑 등 어두운 공간을 찾아 피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했다.
현지 경찰은 사건 직후 14세 남성 청소년을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토르삭 숙비몰 태국 경찰청장은 “오후 5시 10분쯤 쇼핑몰 근처의 한 호텔에서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그는 저항 없이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했다”고 했다. 이어 “용의자가 쇼핑몰 1층에서부터 9mm 권총을 사용해 총격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신적인 문제가 있던 기록을 가진 소년”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태국에서는 매년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전직 경찰관이 어린이집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고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24명 등 2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1년에는 나콘라차시마시(市)의 한 쇼핑몰에서 전직 육군 장교가 29명을 살해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