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비극 뒤늦게 알려져
우울증 진단 받고 병가 중 극단선택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4일 국민일보 등에 따르면 50대 초등교사 A씨는 지난 2019년 10월 본인이 담임을 맡고 있던 6학년 학급에서 학생과 외부 강사 간에 발생한 문제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 A씨는 이 사건 발생 약 5개월 만인 2020년 3월 16일 자신이 살던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세상과 등졌다.
4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고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대구 추모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현장 교사들의 요구를 즉각 반영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23.09.04. [사진=뉴시스]
해당 사건은 연극 수업 외부 강사인 B씨와 학생 C군 사이에서 비롯됐다. B씨는 C군이 수업 도중 자리에 앉지 않자, 그의 멱살을 잡고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이후 C군 학부모는 B씨가 욕설 등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의 당시 기소의견에 해당 혐의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C군 부모는 당시 현장에 없었던 A씨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등 고소하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동료 교사는 국민일보를 통해 "학부모가 연극 강사를 아동학대(폭력) 혐의로 고소했는데, 나중에 '담임교사는 그때 뭐 하고 있었냐, 왜 같이 있지 않았냐'며 A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고소를 운운하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학부모가 지속해 괴롭힘으로 A씨에게 불안증세가 생겨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고 병가를 냈다고 들었다"며 "A씨 죽음은 명백히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서 사망한 순직 사고"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에 용인시 다른 초등학교로 전근을 간 A씨는 더 이상 담임을 맡지 못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A씨 사정을 파악하고도 학교 측은 임산부 교사 등 먼저 배려해야 하는 교사가 있다는 이유로 그에게 4학년 학급 담임을 배정했다.
결국 A씨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병가를 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A씨의 사망과 관련해 타살 혐의는 없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택에서 발견된 A씨의 개인 노트에서 연극 강사의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던 10월 이전에도 교직 생활에 대한 힘듦을 토로한 메모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당시 유족은 "연극 강사 사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우울증이 와서 병가를 냈다가 해결이 안 돼 휴직 중에 자살을 선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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