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지난달 21일 우크라 전력망 공습
우크라 발전 용량, 개전 대비 반토막
미사일·드론·사이버 공격 대비 ‘분주’
지난 9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의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발생한 전력 인프라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
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시된 뒤 두번째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겨울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공습해 겨울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크라이나도 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상황은 1년 전 보다 좋지 않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지에 따르면 게르만 갈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공격에 대비하고 있지만 더이상 예비 전력 용량이 없고 예비 장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지난해 보다 훨씬 더 취약하다”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지난 겨울 우크라이나의 주민들을 추위에 떨게 하려는 러시아의 공격이 펼쳐지면서 지난 4월 기준 우크라이나의 발전 용량은 러시아의 침공 직전보다 51% 감소했다. 트히 유럽에서 가장 큰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점령당하면서 원전 발전 용량이 44% 감소했다.
지난달 11일 러시아는 올해 봄 이후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에 드론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공격해 온 러시아 드론의 80%를 격추했다.
우크라이나 민간 에너지 기업 DTEK는 전쟁 전 우크라이나 에너지의 4분의 1을 생산했다. 드키트로 사하루크 전무는 “전쟁 이후 전력 생산 능력이 20% 이상 감소했다”면서 “6만명의 직원 중 약 5000이 입대했기 ��문에 현재 250명의 여성이 탄광 지하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각 발전소와 변전소는 러시아의 고읍에 대비해 낡은 변압기를 교체하고 발전소 전체에 모래 주머니를 쌓아 파편으로부터의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미사일이나 드론이 변압기 등을 직접 타격할 경우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상황이다.
서방 동맹국들이 자금을 국제 금융 기관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지만 장비 조달 과정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대응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해 보다 나은 점은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유럽과 연결돼 필요한 경우 전력을 수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 및 순항미사일 비축량은 크게 줄었다. 러시아의 전쟁 전 미사일 비축량은 약 3500기로 추정된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올해 5월까지 2500발의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퍼부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우회해 한달에 52~90기의 미사일을 새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사일이 전부는 아니다. 러시아는 ‘가미카제 드론’이라고 불리는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한달에 최대 1600대의 샤헤드 드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타타르스탄 알라부가 경제 특구에 완공했다.
미사일과 드론보다 더 큰 위협은 사이버 공격이다. 사하루크 DTEK 전무는 “성공적인 공격은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며 “물리적 손상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