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선택폭 좁아진 연준
올해 남은 두차례 FOMC에서 한차례 금리 추가 인상 유력
미국의 고용지표가 들쭉날쭉이다. 지표 발표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고용시장이 여전히 과열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식지 않는 고용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33만6000 개 증가했다. 전문가 전망치(17만 개)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예상을 뛰어넘는 일자리 증가 요인으로는 여름철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확대가 거론된다. 고유가 등 높은 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꾸준하게 기준금리를 올린 연준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들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선 일단 고용시장의 안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준은 올해 남은 두 차례의 FOMC 정례회의 중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태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5.6%다.
현재 기준 금리가 연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바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도 확산하고 있다. 현재 기준 금리는 5.25~5.50%다.
다만 오는 12일에 발표되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준의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8월의 경우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CPI 상승 속도가 전월에 비해 가팔라졌다.
9월 CPI 상승률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연준의 계산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이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높인 것도 연준이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연준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과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 다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고용시장의 수요는 줄지 않았지만, 임금 상승이 진정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공개된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 증가했지만,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