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도로/사진=연합뉴스
차량을 구입하려면 차값을 제외하고도 1억원을 넘게 내야 하는 나라가 있다.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 높은 싱가포르의 이야기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을 인용해 싱가포르에서 1600㏄ 이하 중소형 차량을 보유하는 데 필요한 '자격인증서' 발급 비용이 7만6000달러(약 1억239만원)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0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오른 것이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처럼 더 크고 화려한 차를 구입할 경우 10만6630달러(약 1억4364만원)를 내야 한다.
차량을 구매하기 전 소유 자격을 인증받는데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600만명이 모여 사는 싱가포르는 배기가스를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1990년 이 같은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갈수록 오르는 인증 비용 탓에 소비자들이 차량 소유를 점점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자동차 딜러인 리키 고는 인증 비용이 올랐다는 소식에 "기절할 뻔했다"며 "이미 사업이 많이 힘든 상태인데 더 나빠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웡후이민은 "대부분 가족을 위해 차량을 쓰는데 차량 소유를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며 "싱가포르의 평범한 가정은 차량을 사기 위해 몇 년을 저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차량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격인증제를 찬성하는 이들도 있다. 방콕이나 하노이 등 다른 동남아 대도시 같은 교통혼잡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NN은 "인증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싱가포르의 잘 갖춰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며 "그도 아니라면 7930달러(약 168만원)만 내고 오토바이 자격 인증서를 딸 수도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