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의장 체제서 추가 지원안 처리 제약…"법안 상정도 못해"
바이든 행정부 "의회의 초당적 이스라엘 지지 매우 중요"
미국 연방의사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의회가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하원의장 공백 사태로 의회 차원의 지원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하원에서 신임 의장을 선출하기 전에는 미국 의회가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원은 케빈 매카시 의장이 공화당 강경파 반란으로 해임된 이후 패트릭 맥헨리 임시 의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임시 의장은 하원 규정상 신임 의장 선출과 관련된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하원이 별도 투표를 통해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한 맥헨리는 이스라엘 추가 지원 예산 등 법안을 하원 본회의에 상정조차 할 수 없다.
한 전문가는 NBC뉴스에 맥헨리 임시 의장이 하마스 규탄 결의안조차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맥헨리 미국 임시 하원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매카시 의장이 지난 4일 해임된 이후 업무 대부분이 정지된 하원은 오는 11일 신임 의장 선거를 할 계획이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의장을 바로 선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전임 매카시 의장은 강경파의 반대로 15번의 투표 끝에 간신히 선출됐다.
매카시 전 의장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원이 신임 의장을 선출할 때까지는 (이스라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선출이 신속하게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원의장 선거에 출마하는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짐 조던 법사위원장 모두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미국은 중동에서 우리의 가장 훌륭한 동맹인 이스라엘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했고, 조던 위원장은 "미국은 오늘 그리고 매일 이스라엘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하원 공화당의 내분 등 의회 상황 때문에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안을 승인받는 게 더 힘들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스라엘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매년 38억달러 상당의 군사 지원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지원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폴리티코는 여야 양측의 지지 표명에도 하원의장 공백을 둘러싼 혼란이 정리되지 않는 한 신속하거나 쉬운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NBC뉴스 인터뷰에서 하원의장 공백 상황에서 의회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이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의회 상·하원 모두 초당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표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