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KG모빌리티 "사태 지켜보고 있어"
전쟁 장기화 시 유가 급등·신차 수요 위축 불가피
[아슈켈론=AP/뉴시스] 9일(현지시각)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아슈켈론 주민들이 파손된 건물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3.10.10.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한국 완성차업계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칫 분쟁이 장기화하거나 주변국으로 확장할 경우 완성차 현지 판매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번 무력 충돌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이스라엘에 '크래들(Cradle)'이라는 혁신 거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주재원은 별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리점을 포함해 지금까지 큰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의 이스라엘 수입차 점유율은 28.2%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자동차 수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8월 이스라엘 판매량은 3만6459대, 같은 기간 기아 판매량은 2만7399대다. 양사 모두 토요타(2만3483대)를 제치고 이스라엘 시장 점유율 현대차 16.4%, 기아 12.3%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지역에서 28만7000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올해 3만대를 더 늘린 31만9000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이는 전년 대비 11.1% 높인 것으로 북미 성장률(9.6%)보다 더 높다. 기아는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20만2000대를 팔았는데 올해는 이보다 8.0% 많은 21만9000대를 판매 목표로 잡았다.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 KG모빌리티도 현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스라엘에 현지 대리점이 있으나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현지 대리점은 국경에서 100㎞ 떨어진 중부 텔아비브에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4만5294대를 글로벌 시장에 수출, 이중 3819대를 중동 지역에 인도했다. 이스라엘에는 지난달까지 총 300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협력사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반조립제품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내년 4월부터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소비 위축 등으로 현지 신차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국제유가는 9일 (현지시간) 4.3% 급등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어 특히 주목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공격하면 국제 유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