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시 호프너/AP연합뉴스
최근 104세라는 고령으로 1만3500피트(4115m)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해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할머니가 도전 8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10일(현지시각) 시카고 선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빙’ 기록을 세운 도로시 호프너(104)가 전날 밤 영면에 들었다.
‘스카이다이브 시카고‧미국 낙하산 협회’ 대변인은 호프너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스카이다이빙이 흥미롭고 행복한 삶의 정점이 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호프너는 인생의 스릴을 만끽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고 했다.
호프너는 평생 독신이었지만 좋은 이웃과 친구들을 많이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프너가 손자처럼 대했다는 조 코넌트(62)는 그와 5년 전 노인생활시설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코넌트는 당시 다른 거주자의 간병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호프너가 브런치를 위해 자신을 초대하면서 인연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코넌트는 “호프너는 조금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식이라고 불렀고, 내 또래의 사람들은 손주라고 불렀다”며 “살면서 자식을 낳지 않았기 때문에 ‘자식’, ‘손주’로 부를 수 있는 이들이 생긴 것을 좋아했다”고 전했다.
평소 보조 보행기에 의지해 생활하는 호프너는 4년전인 100세 때 스카이다이빙에 처음 도전했다. 그는 지난 1일 인근 오타와의 스카이다이브 시카고 공항에서 두 번째 스카이다이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호프너는 당시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며 “모든 것이 기쁘고 경이롭게 느껴졌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프너는 도전 이후 기네스 협회 공식 인증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또 105세가 되는 오는 12월에는 생애 첫 열기구를 타며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꿈은 끝내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