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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시리아 영토서도 이스라엘 포격…확전 우려에 미 대비태세 강화
생지옥 된 가자지구, 가옥 2만여채 파괴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해안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발생했다. 2023.10.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촉발된 전쟁이 2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낳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폭격을 지속하며 지상군 투입을 예고하고 있다.

교전 나흘째인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을 이어갔다. 잔해물 속에서 발견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신이 안치소를 가득 채우는 참상이 목격됐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장벽 너머로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자국 전사자들의 마지막 시신을 수습했다.

양측의 사망자를 합치면 2100명을 넘는 것로 파악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영방송 KAN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날까지 최소 9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이 발견한 하마스 조직원들의 시신 1500구까지 합치면 총 사망자 수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지역을 공습할 때마다 인질을 1명씩 살해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이스라엘은 보란 듯이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는 이날 밤이 깊었지만 아직 그들이 인질을 처형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1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체계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2023.10.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예고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철책 인근에서 군인들에게 연설하며 "하마스는 현상의 변화를 원했고 변화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있던 것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갈란트 장관은 "우리는 공중에서 공격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지상에서도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틀째부터 해당 지역을 통제하고 있으며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 이는 더욱 심화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옆에 군인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막사를 설치하고 있다.

리처드 헤흐트 이스라엘방위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매우 엄중하고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며 더 많은 인명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이곳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이는 맞대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선언하며 전기와 식량, 연료 공급을 전면 차단했다고 알렸다. 이미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했으며 길이 65㎞, 높이 6m에 달하는 장벽 주변 지역의 통제권을 대부분 회복했다.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에서 로켓 공격을 인한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2023.10.1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레바논·시리아 영토서도 이스라엘 포격…확전 우려에 미 대비태세 강화

레바논 및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서도 포격이 오갔다. 로이터는 3명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에 떨어졌고 이스라엘이 포격으로 보복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시리아 영토에서도 포탄이 발사돼 이스라엘에 떨어졌으며, 이스라엘 또한 포탄으로 반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더욱 광범위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확전 우려를 의식한 미국은 서둘러 대비에 나선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항공모함 타격단과 전투기를 이 지역으로 배치하는 등 역내 군사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완전한 악의 행위"로 규정하며 필요시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군사 자산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0.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생지옥 된 가자지구, 가옥 2만여채 파괴

가자지구 내부는 아비규환이다. 유엔은 가자지구에 사는 230만명 가운데 18만명 이상이 노숙자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집을 잃은 이들은 거리를 전전하거나 학교에 설치된 임시 시설에 모여있다.

병원에는 시신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였다. 가자지구 칸 유니스 병원의 영안실에는 시신들이 들것에 실린 채 여기저기 방치됐다. 의료진은 더 이상 시신을 수용할 수 없다며 유족들에게 빠른 수습을 요청했다.

긴급 대피소로 이용되던 가자지구 내 민간 청사 건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집을 떠나 피신한 알라 아부 타이르(35)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안에 안전한 곳은 없다"고 토로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2만2600여가구의 주택과 10개의 보건 시설이 파괴되고 48개 학교가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국제인도법상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는 공격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도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밤 팔레스타인인 2명이 경찰관을 향해 폭죽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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