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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C를 비롯한 항산화제를 과잉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비타민 Cㆍ토코페롤·플라보노이드 등 다양한 항산화 영양제가 몸에 좋지 않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제품을 구매해 먹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항산화 영양제를 과다 섭취하다간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항산화 영양제는 노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산화를 방지하고 당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숨 쉬면 산소가 몸속으로 들어와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배기가스처럼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활성산소는 이처럼 몸속에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ㆍ화학물질ㆍ자외선ㆍ음주ㆍ흡연ㆍ스트레스ㆍ과도한 운동 등으로도 만들어진다.

활성산소가 적당히 생성되면 다양한 생리적인 작용을 하거나 몸을 보호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잉 생성되면  DNA  구조를 파괴하므로 고혈압ㆍ피부 노화ㆍ동맥경화ㆍ심장 질환ㆍ암ㆍ파킨슨병ㆍ관절염ㆍ당뇨병ㆍ알레르기 천식ㆍ아토피성 피부염 등 다양한 병을 유발한다.

과잉 생성된 활성산소가 건강을 위협하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든 각종 항산화 영양제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비타민 Cㆍ토코페롤ㆍ플라보노이드ㆍ폴리페놀 ㆍ페놀산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항산화 물질이다.

과일ㆍ채소ㆍ곡류ㆍ콩류 등도 활성산소를 억제·제거하는 데 도움된다. 특히 빨강 노랑 주황 보라 검정 등 ‘컬러 푸드’에는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문제는 영양제 등을 통해 항산화 물질을 과잉 섭취하면 오히려 노화와 질병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박경찬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다양한 채소를 통해 비타민, 엽산 등을 섭취해 체내 활성산소 균형을 맞추는 ‘항산화 요법’이 피부 노화와 백반증 등을 예방하고 증상하는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하지만 하루 1, 000 ㎎을 넘지 않아야 하는 비타민 C 같은 단일 성분의 항산화제를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애드먼드 앨버타대 약대 짐 케러 교수는 “과일·채소만 먹는다고 항산화제를 과다 섭취하지는 않지만 항산화 영양제로는 쉽게 너무 많이 먹게 된다”고 했다. 케러 교수는 “항산화 영양제를 많이 먹으면 좋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으로 영양제 하루 섭취량을 잘 확인해 복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영양학과 벤켓 라오 명예교수는 “연령·성별에 따라 영양분의 ‘예상 평균 요구량( EAR )’이 다르므로 이를 확인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컨대 비타민 E를 한 알만 먹어도  25~50 세 남성의 하루 필요 섭취량(1, 000 ㎎)을 훌쩍 뛰어 넘는다”고 했다.

캐나다 미국 호주 이탈리아 핀란드 등 다국적 연구에 따르면 폐암 및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비타민 E 같은 항산화제를 다량 투여하면 항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대신 산화 스트레스를 촉진한다. 또한 비타민A 함량이 높으면 심각한 간 손상이 생길 수 있어 영양분을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항산화 영양제에는 제품에 따라 한 알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의 몇 배를 섭취할 수 있어 과다하게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항산화 영양제를 과잉 복용하다간 몸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므로 항산화제 복용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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