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이란 유화정책에 정치권 “하마스 공격 부추겼다” 공세
이란의 부인에도 하마스 기습 배후설 확산
옐런 “추가 제재 관련 모든 것 검토 중”
미국과 이란 국기 이미지 [로이터]
미국이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원유 수출 대금을 다시 동결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자금 재동결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윌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하원 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60억달러(8조원)를 동결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은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을 넘겨받으며 자금 동결을 해제했었다. 한국에서 카타르 은행으로 이체된 돈은 인도주의 용도로만 쓰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든 정부의 이란 유화 정책이 결국 이란의 하마스 지원을 도운 꼴이 됐다는 날선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이란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이 지난 수십년 간 하마스의 주요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란 배후설’은 증폭되고 있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이란이 동결이 해제된 자금을 아직까지 한 푼도 쓰지 않았다며 정치권의 비판에 대응해왔으나, 민주당 의원들까지 동참해 테러 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자 결국 조치에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유대인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스라엘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보내면서 “이란에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크리스 머피 의원은 “세상은 막 이란이 가자지구에 세운 야만적인 테러조직 때문에 변화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역 전체의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방문 중 “현재 카타르로 이체된 자금 중 이란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실제로 사용하거나 접근한 자금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브리핑에서 “이란은 60억달러 중 한 푼도 회수하지도, 쓰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의 측근들은 자금이 하마스 공격을 부추겼다는 근거 없는 비난을 일축하긴 했지만, 자금이 이란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초당적 반발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 추가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이란 추가) 조치에 관해선 모든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