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3일 러시아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같은 달 14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우주기지를 둘러보고, 회담을 한 뒤 연회에 참석했다. /노동신문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수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이 지난달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이미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보냈고, 러시아도 반대급부로 북한에 물자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무기를 인도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최근 몇 주 북한은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러시아가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커비 조정관 설명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은 지난달 북한 나진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동부 두나이로 이동했으며, 컨테이너는 여기서 철도로 러시아 서남부 티호레츠크에 있는 탄약고로 옮겨졌다. 탄약고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90km 떨어졌다.
NSC는 3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하나는 9월 7∼8일쯤 북한 나진항 부두에 20ft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개가 쌓여있는 사진이다. 9월 12일 촬영한 사진에는 약 30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온 러시아 국적 선박 앙가라(Angara)호가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했으며, 그 옆에는 북한에 보낼 컨테이너를 실은 다른 선박이 있다.
10월 1일자 사진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 티호레츠크에 있는 탄약고에 도착한 모습이 담겼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장비와 탄약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을 규탄한다”며 앞으로 북러 무기 거래를 돕는 이들을 추가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반대급부로 제공할 지원에 대해서도 갈수록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 기타 물자와 첨단기술을 포함한 군사 지원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이런 물자를 제공할지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러시아 선박이 북한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것을 관측했는데 이는 러시아가 인도한 초기 물량(initial deliveries of material from Russia)의 부분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기간 러시아 전투기 생산기지와 극초음속 미사일, 전략폭격기 등을 시찰했다. 북한이 무기 기술을 러시아에서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