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파업 안하는 나라 일본①

세이부백화점, 62년 한신百 이후 61년만에 파업
1일짜리 파업에 '파업은 폐끼치는것' 日사회 충격
日 연간 파업 33건..美 150만일·英·獨 20만일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962년은 문화 예술의 해다. '007 시리즈'가 시작됐고, 비틀즈와 밥 딜런이 데뷔했다. 1962년에 태어난 배우도 유독 많다. 최민식, 톰 크루즈, 데미 무어, 짐 캐리, 조디 포스터, 랄프 파인즈, 존 쿠삭, 양조위, 주성치가 모두 이 해에 태어났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일본이 배출한 세계적인 영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도 1962년생이다.

올해로 환갑을 맞는 이들은 세상의 온갖 신기한 일, 진귀한 일을 다 겪었겠지만 못 본게 하나 있었다. 바로 일본 백화점의 파업이다. 일본의 백화점이 파업한 건 1962년 한신백화점이 마지막이다. 이후 61년 동안 일본인들은 백화점 파업을 경험한 적이 없다.
 



지난 8월31일 도쿄 북서 지역 도심인 이케부쿠로를 대표하는 백화점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이 파업을 실시하면서 1962년생 문화 예술인들은 살아 생전에 일본의 백화점 파업도 지켜보게 됐다.

일본인 대부분은 백화점이 파업하는 걸 본 적이 없는 만큼 파업 소식을 접한 첫 반응은 '왜?' 보다 '에??'가 훨씬 많았다. 일본의 모든 신문·방송이 연일 관련 소식을 톱 뉴스로 다뤘는데도 평소처럼 백화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이날 파업은 기습적인 것도,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하는 식의 장기적인 것도 아니었다.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이 소속된 소고·세이부 노조는 거의 한 달 전부터 사측에 파업권 행사를 예고했고, 오랜 줄다리기 끝에 실시한 파업은 8월31일 단 하루, 그것도 본점에서만 실시됐다. 나머지 9개 지점은 모두 정상적으로 영업했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겨우 하루 파업하려고 한 달 가까이 이 난리를 친 건가' 싶을 정도였다.
 



일본은 파업하지 않는 나라다. 2022년 일본에서 반나절을 넘긴 파업은 33건에 불과했다.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에 따르면 파업에 따른 노동손실일수가 미국은 연간 약 150만일, 영국과 독일은 약 20만일인데 비해 일본은 1388일(2021년)에 그쳤다.

최근 20년을 되돌아봐도 일본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쳤음직한 파업은 2004년 프로야구 구단 축소에 반발해 선수노조가 실시한 파업과 2019년 도호쿠고속도로 상행선 사노서비스에어리어(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종업원의 파업 정도다.
 



일본의 노조는 파업을 "회피해야할 것"이라고 인식한다. 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의 요시노 도모코 회장도 7월 기자회견에서 소고·세이부의 파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파업은 헌법이 인정한 권리다. 단 전술(파업 실시 여부)은 개별 노조의 판단으로 렌고는 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원론적인 얘기만 했다. '렌고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과 같은 발언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8월31일 단 하루 동안의 파업을 강행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파업은 피해야 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드러난다.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회사 모두 협상의 설득 수단은 '폐(迷惑)를 끼칠 수 있다'였다.
 



회사는 노조에게 파업을 강행하면 "고객과 거래처에 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설득하고, 노조는 회사에게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고객과 거래처에 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파업이 불가피해 진 8월30일 소고·세이부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서와 세이부 이케부쿠로 본점 1층 입구에 붙은 파업 안내문에도 일본 특유의 정서가 녹아있다.

소고·세이부 노조는 "정말로 제멋대로의 결정입니다만 8월31일 전관 임시 휴관을 하게 됐습니다. 세이부 이케부쿠로의 명성에 누를 끼쳤습니다. 고객과 거래처 분들께 폐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죄했다. 파업 안내문이라기보다 팀원들이 제일 바쁜 시기에 눈치를 보면서 내는 연차 신청서 같다.
 



고객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15년 가까이 이케부쿠로 본점을 이용한 49세 여성 회사원은 요미우리신문에 "정말 파업을 할 줄은 몰랐다. 세이부는 이케부쿠로의 얼굴이기 때문에 주민들도 걱정하고 있다. 백화점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진행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2023년 8월31일은 일본인들에게는 도쿄 도심 백화점이 파업을 했다는 사실에,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은 단 하루 동안의 파업에 일본인들이 저토록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에 경악한 하루였다. 파업 안하는 나라 일본②로 이어집니다.

 

한국경제


  1. [이·팔 전쟁] 美,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민간인 안전지대 설치 논의
    팔레스타인 피난민 안전 확보 전까지 지상군 투입 연기 촉구 미국인 등 외국인은 가자 남부 이집트 국경 통한 대피 추진 피난길에 오른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
    등록일: 2023.10.1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2
    Read More
  2. 이스라엘군 “중요한 지상전 준비 중…가자시티 곧 공격” 네타냐후 “다음 단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쪽 라파 건물들 위에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라파 UPI 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이 14일(현지시간) 지상전에 중점을 두고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
    등록일: 2023.10.1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5
    Read More
  3. 이스라엘 지상군, 가자지구 진입…하마스 붙잡은 인질 찾는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보복 폭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소규모 공습을 진행했다고 1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IDF)는 이날 성명에...
    등록일: 2023.10.1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4
    Read More
  4.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때가 되면 이스라엘에 맞서겠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현지시각 13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참전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 서열 2위인 나임 카셈 부총재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
    등록일: 2023.10.15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3
    Read More
  5. 야비한 하마스 VS 무능한 이스라엘...다시 내팽개쳐진 민간인 목숨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스라엘 지지 시위(왼쪽).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 AP=연합뉴스[주간경향]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유혈 충돌로 사망자 수가 양측 모두 1000명 단위를 ...
    등록일: 2023.10.1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48
    Read More
  6. 日 아소 "역대 韓대통령, 퇴임 후 살해되거나 체포"…또 '망언' 논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사진=연합뉴스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12일 일본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5년 임기를 마치면 '대부분 살해되거나 체포된다'며 한일 교류의 어려움을 전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
    등록일: 2023.10.1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3
    Read More
  7. 프랑스 학교서 교사 흉기 피살…안전 경보 단계 최고로 상향
    체첸 출신 20세 남성 용의자 체포…마크롱 "이슬람 테러리즘" 비판 내무장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연관 시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내무·교육부 장관과 함께 아라스의 강베타 고등...
    등록일: 2023.10.1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6
    Read More
  8. 이·팔 전쟁 격화 속 주중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피습 사건 발생
    주중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피습..."안정 되찾아" 이스라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충돌이 일어난 가운데 중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이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이스라엘 외교부가 이날 베이징 ...
    등록일: 2023.10.1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3
    Read More
  9. 이스라엘 가자침공 준비…참사공포에 주민 수만명 피란 돌입
    피란길 오른 가자지구 주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 침공이 임박했다. 14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명에게 전날 남쪽 대피...
    등록일: 2023.10.1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7
    Read More
  10. 이스라엘군이 죽인 ‘갓난아기’, 사진 자세히 보니 충격…하마스, 뭘 했길래
    무장세력 하마스가 아기처럼 꾸민 인형의 모습.[사진 = X(구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지상전 개시를 준비중인 가운데 이에 맞서고 있는 무장세력 하마스가 ‘인형’을 아기처럼 꾸민 선전용 가짜 영상이 들통나 비난을 받고 있다. 14일 연합뉴스에...
    등록일: 2023.10.14     글쓴이: 민들레     조회수: 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88 189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 444 Next
/ 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