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의 한 커피농장에서 수확한 커피 체리를 일꾼들이 옮기고 있다. [로이터]
전 세계 커피업계가 ‘2050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강우량 변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으로 세계 커피 산출량의 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종의 생산량이 2050년이 되면 반 토막이 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커피 생산 감소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며 국제 거래가격 상승과 일반카페 및 음료 제조사들의 비용증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피연구기관인 월드커피리서치(WCR)의 제니퍼 번 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말 한 강연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커피 생산) 문제가 특정 나라, 특정 기업의 노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산지 축소 우려가 가장 큰 품종은 커피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라비카종이다. 현재 아라비카종은 북위 25도~남위 25도에 걸친 ‘커피벨트’에서 재배되며, 이 중에서도 밤낮의 일교차가 있는 고도가 높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라비카종은 향기가 좋고 음용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병충해나 기온 변화에는 약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기후에 민감한 아라비카종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직격으로 맞으면서 오는 2050년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란 게 WCR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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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축소는 곧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커피시장 전체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 이미 2021년 이후 이상 기후로 인한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아라비카종의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의 경우 최대 아라비카종 생산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 서리가 내리면서 이듬해 2월 뉴욕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종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가로 치솟기도 했다. 현재도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종의 가격은 파운드당 140센트대로, 100센트 전후였던 20년 전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이다.
다치다 마사히로 이토타다상사 커피담당 과장은 “공급 부족과 더불어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인한 커피콩 수요 확대로 수급 상황이 긴축되고 있다”고 밝혔고, 이시미쓰상사의 커피담당자 역시 “커피콩 제조비용이 상승하면서 예전보다 (커피) 가격을 낮추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2050년 문제’ 해결을 위한 품종 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WCR의 경우 생산자와 협업해 기온이나 강우량 변화에 덜 민감한 품종의 육성과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검증 리스트에 오른 품종만 5000개다. 롱 CEO는 “개량 품종이 개발될 경우 커피콩 가격이 급격한 등락을 막기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