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대인 10명 중 1명은 우울증이다?
현대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10퍼센트 정도로, 열 명에 한 명 정도는 우울증을 앓았거나 앓고 있거나 앓을 수 있습니다. 아주 흔한 질환인 거죠. 그리고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보다 두 배 더 많이 걸립니다. 사실 유병률이 10퍼센트나 되는 질환은 많지 않습니다.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닌 질병으로 인식해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우울증도 질병인가요?
우울증은 뇌 관련 질환입니다. 폐렴이 폐에 염증이 생긴 것이고, 간염이 간에 염증이 생긴 것이듯이, 뇌에 문제가 있는 거란 이야기죠. 뇌에는 신경전달물질들이 있습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가바, 아세틸콜린 등 여러 가지가 있어서, 뇌 안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감정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오거나 만성적 스트레스에 오래 시달리면 균형이 깨집니다. 그렇게 스트레스에 의해 균형이 깨져버린 대표적인 경우가 우울증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질환의 진단기준이 책으로 여러 권이 될 만큼 많이 정리가 되어 있는데, 우울증은 아홉 가지 증상 중 다섯 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진단을 내립니다.
3. 우울증을 진단하는 아홉 가지 증상은 무엇인가요?
먼저 아홉 가지 증상을 크게 구분해보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분증상, 둘째 신체증상, 셋째 인지증상. 기분증상의 첫 번째는 우울하고 슬픈 감정입니다. 두 번째로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이유 없이 안절부절못합니다. 세 번째는 눈물이 많아집니다. 네 번째가 제일 중요한데, 의욕이 없어집니다. 만사 귀찮고, 하고 싶은 것이 없고, 소위 ‘무의욕증’이라고 하죠. 두 번째 신체증상은 식욕 변화입니다. 대부분 식욕이 뚝 떨어져 먹고 싶지도 않거나 반대로 폭식을 합니다. 세 번째는 몸이 여기저기 아픕니다. 이유가 없고, 한꺼번에 한 곳만 아픈 게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아픕니다. 네 번째는 몸 에너지가 떨어져서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피곤하고 그냥 누워 있고만 싶어집니다.
4.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많은 분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정신과 치료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우울증으로 진단되거나 또는 환자 스스로 불편을 호소하는 등 우울증 증상에 해당되면, 치료의 첫 단계는 약물치료입니다. 약물치료를 하는 이유는 인지증상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간다고 해도 힘들어하는 진짜 이유를 파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약물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인지증상이 완화되어야 가능한 일인 거죠. 물론 약물치료는 증상에 대한 치료고, 근본적인 치료인 상담과 병행되겠죠.
5. 우울증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울 증세, 우울감이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병원에 가지는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대부분이 그냥 그 증상을 끌어안은 채 인생을 살아간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과거 부모님 세대가 그랬고 여전히 그런 사람들이 많죠. 그렇게 치료받지 않고, 우울증인지조차 모른 채 끌어안고 살아갈 경우 우울함이 성격처럼 굳어져서, 우울증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혹은 남들에 비해 가라앉아 있습니다. 우울증 같은데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경우 몸이 아플 수 있어요. 자신의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나는 원래 이런가 보다 하고 살아가는데 몸이 여기저기 아픕니다. 일종의 신경성 질환이죠. 이 우울한 기간 중 치료를 안 받아도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집니다. 문제는 바닥을 치고 올라올 때, 즉 안 좋다가 저절로 좋아졌을 때 원래 기분으로는 못 돌아온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