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 트렌드로 국내서 인기 끌던 약과 등 전통 간식
해외서도 K디저트로 인기···SPC삼립 미국 등 8개국 수출
작년 약과 수출 규모 전년 대비 약 40% 가량 증가 '기염'
약과 맛본 외국인들 "영화관에서 팝콘 대신 약과 먹을 것"
"에스프레소와 잘 어울려" "이렇게 다양할 수가" 뜨거운 반응
네덜란드 모델 로렌 드 그라프이 약과를 맛 본 후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사진=로렌 드 그라프 SNS
‘할매니얼(할머니와 밀레니얼 세대의 합성어)'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약과 등 전통 간식이 K디저트로 해외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찐득한 식감을 비롯해 팥맛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던 서양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관련 업계에서는 주요 수출 품목을 재정비하는 등 수출 전략을 새롭게 짜는 한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 남대문 시장 등에서도 K디저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5일 SPC에 따르면 SPC삼립의 미니꿀약과는 올해 1~9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04년부터 약과를 판매해온 SPC삼립의 ‘스테디셀러’ 궁중약과와 미니약과는 지난해 기준 누적 600만 봉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SPC삼립이 생산하고 계열 브랜드인 던킨이 올해 초 출시한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도 인기다. 허니글레이즈드 약과의 경우 연초 대비 지난 1일 기준 평균판매량은 2.5배 가량 늘었다. 파리바게뜨의 디저트 ‘약과타르트’는 지난 3~9월 누적 50만 개가 팔렸다.
SPC삼립이 수출하는 약과. 사진 제공=SPC
약과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뜨겁다. SPC삼립은 미국, 일본 등 8개 국가에 약과를 수출한다. 지난해 약과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약과 제조에 쌀가루를 활용하는데 ‘쌀소비 촉진’의 일환으로 관련 제품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 ‘대한과자점’이라는 제품 카테고리로 상표를 출원해 ‘K디저트’를 확산시키는 동시에 우리쌀 소비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약과의 해외에서의 인기는 이미 예견됐다. 네덜란드 모델 로렌 드 그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약과를 먹는 모습을 게재하기도 했으며, 최근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의 ‘한국에서 꼭 사야 할 쇼핑 리스트’에 약과가 오를 정도다. 남대문 시장에서 간식 등을 판매하는 A씨는 “예전에는 김 같은 것을 많이 사갔는데 요즘은 약과,한과 등 과거에는 거의 찾지 않았던 전통 간식들을 많이 사간다”며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방송이나 유튜브 같은 데서 누가 먹는 걸 보고 많아 사기는 것 같아 저희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에스프레소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영화관에서 한국인들이 왜 팝콘을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 같으면 약과를 먹는다” “약과가 너무 다양해서 신기할 정도” “약과도 좋지만 안에 팥이 들어간 붕어빵 같은 것도 너무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 “원래 서양인들은 떡 같은 찐득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았고, 팥 역시 거의 먹지 않는 음식이었는데 K팝, K드라마 등 K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다양한 한국의 음식들이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