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20억 달러 이상 패키지 추진 가닥
공화당은 우크라 지원에 미온적 태도…하원 통과가 고비
미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국회의사당 전경.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양쪽을 지원하는 긴급 지원 패키지 채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와 의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위해 20억 달러(약 2조 7102억 원) 이상의 새로운 무기 패키지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의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지원과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안을 가지고 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임시 예산안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포함시키지 않는 등 뜸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후에는 초당적으로 이스라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민주당)는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해 향후 수주 이내로 (이스라엘) 지원 법안을 원내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난 슈머 의원은 "우리는 하원을 기다리지 않는다"며 "우리가 강력한 (지원) 패키지를 구성해 초당적으로 통과시키면 하원에 압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원이 "어떻게든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머 의원이 이스라엘 측과 논의한 지원 패키지에는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용 교체 탄약·155㎜포탄·정밀 유도탄·합동정밀직격탄(JDAM)·비유도탄을 정밀 탄약으로 변환하는 키트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슈머 의원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 역시 패키지에 포함시킬 것을 별도로 촉구했다.
한편 미 하원의원은 지난 3일 의장을 맡고 있던 케빈 매카시 의원(공화당)이 축출되면서 2주 가까이 입법 활동이 중단됐다.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것이 이스라엘 지원에 차질을 줄지 우려하면서도 양국을 동시 지원하는 데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왔다.
하지만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터너 의원(공화당)은 지원 패키지 안에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자금 지원 및 대만 지원 등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운 항목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포괄적 지원 패키지를 요구해 온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역시 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다면 러시아는 계속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사이에 전쟁을 벌일 것이며 중국의 대만 침공에 청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이스라엘 지원 패키지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함께 묶기로 한 결정은 두 지역 갈등의 긴급성을 반영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돈을 보내기 싫어하는 공화당원들로서는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패키지를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