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으로 인명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자제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주민들에게 15일(현시지간) 오후 1시까지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서 남쪽 이집트로 연결되는 ‘라파 통로’는 이집트의 폐쇄로 막혀 있고 하마스가 주민들의 대피를 제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을 벌이면 민간인 피해는 피할 수 없다.
이스라엘군 장비와 병력이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 집결지에 모여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 |
전쟁이 9일째를 맞은 15일 기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가자지구는 사망자가 2670명이고 부상자는 9600명이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대재앙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아랍 뿐 아니라 미국 등 서방에서도 나오고 있다. 민간인과 같은 비전투원 살해는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라비아반도 및 북아프리카 등지의 아랍권 국가들로 구성된 아랍연맹(AU)은 아프리카 전체 5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는 아프리카연합(AL)과 공동성명을 통해 “늦기 전에 재앙을 막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시) 전례 없는 규모의 대량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미국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하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란의 하마스 지원 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폭발이 일어난 모습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AP뉴시스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 “이스라엘이 전쟁 규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스라엘이 가자를 다시 점령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해서는 “국경을 넘지 말고 전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은 법치와 전쟁법을 따라야 한다”며 “민간인의 안전은 물론 안전한 곳으로 가려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식음료, 의약품, 피란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역시 확전에 대해선 우려하며 이스라엘의 책임을 강조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전날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 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에 “중국은 민간인을 해치는 모든 행위를 반대·규탄하고 이스라엘의 행위는 자위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며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와 유엔 사무총장의 호소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가자 민중에 대한 집단적 징벌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