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간부 “이스라엘인 아닌 인질은 손님”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납치 인질 155명→199명
美 등 국가 대다수 인질 신원 파악도 못해…안전 우려 고조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침공 계획을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미 백악관 밖에서 수갑을 찬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UPI]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붙잡고 있는 이스라엘 국적 외 인질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공격이 임박하며 인질들의 안전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여전히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이들의 정확한 숫자를 비롯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고 상황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하마스 전 지도자이자 고위 간부인 칼레드 마샬은 이날 아랍 알아라비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붙잡고 있는) 모든 수감자들을 석방시키기 위한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스라엘인이 아닌 인질들을 “상황이 허락하면 풀려날 손님(guest)”이라고 표현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시키기 위해 ‘비(非)이스라엘인’ 인질을 협상카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하마스 인질 중에는 미국인을 비롯해 태국과 인도, 독일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언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로 납치된 인질 수가 기존 155명에서 늘어난 199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중 외국 국적자가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어지는 양국 무력 분쟁과 이스라엘의 지상전 임박 속에 인질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가들은 인질 존재 여부는 물론 신원이나 소재 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근처 에서 병력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UPI]
이날 CNN은 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이들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역 협력자들과의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인질들이 한 곳에 모여있지 않을 가능성을 가정하고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매체는 “실종된 미국인을 구출할 가능성을 놓고 미 행정부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현재 13명의 미국 국적자가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에서 실종된 미국인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인질 확보 전문가팀도 이스라엘 정부에 파견한 상태다.
인질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정보기관들이 카타르와 튀르키예, 이집트 등을 통해 자국 인질 존재 여부 확인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등 몇몇 동맹국들은 카타르에 하마스 내 채널을 통해 인질들의 이름과 상태 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튀르키예와 이집트는 중남미 및 유럽 지도자들로부터 비슷한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매일 인질 추정 인원수가 바뀌고 있으며, 그들의 국적도 불확실한 상태”라면서 “몇몇은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사망자 가운데서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