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피폭 책임공방 속 이스라엘 규탄 목소리 고조
레바논과 이란,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
17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수 백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모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병원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500명이 숨졌다는 소식에 중동 이슬람권 국가 곳곳에서 시위가 촉발하는 등 규탄 움직임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 소행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은 가자지구 병원 피폭 소식이 보도되자마자 일제히 분노를 표명하고 있다고 로이터 등이 이날 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병원 대학살”이라고 비난하며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우리는 그곳(가자지구)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우리를 그곳에서 추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도 이스라엘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요르단 외무부는 “이스라엘이 이 심각한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고, 카타르 외무부는 “잔인한 학살이자 무방비 상태 민간인에 대한 극악무도한 범죄이며, 국제법 조항의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안와르 가르가쉬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실 고문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병원 공격으로 인한 무고한 사람들의 비극과 끔찍한 장면은 민간인을 전쟁으로부터 보호하는 인도주의 법을 존중하는 것이 우선임을 확인해준다”고 강조했다.
레바논과 이란은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가자지구의 병원에서 팔레스타인 부상자들 위로 떨어진 미국·이스라엘 폭탄의 화염이 곧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들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무슬림과 아랍인들을 향해 “수요일인 내일을 적에 대한 분노의 날로 삼자.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국가 곳곳에서는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를 규탄하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미국 대사관 앞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며 구호를 외쳤다. 베이루트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도 수백명이 시위를 펼쳤다.
튀니지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도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프랑스인과 미국인은 시오니스트 동맹들이다”이라며 “튀니지에서 미국 대사관을 철수하라”고 외쳤고, 이란 테헤란의 영국,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도 시위대가 집결해 대사관 벽에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