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강진 악몽 반복되는 아프간, 국제사회 무관심 속 사상자 폭증

by 민들레 posted Oct 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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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에서 주민들이 잔해 속에서 사상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상자가 4500명을 넘어섰습니다. 구호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고 국제사회마저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앞으로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서부 헤라트주(州)에서 발생한 강진(규모 6.3)으로 지금까지 최소한 2400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당국이 밝혔습니다. 사상자 수가 4500명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강진이 덮친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주의 경우 마을들이 거의 파괴됐습니다. 돌과 진흙 벽돌로 지은 주택들이 모두 붕괴해 사람들이 깔리면서 이 지역에서만 2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11일 또다시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독일 지구과학연구소(GFZ)에 따르면 그리니치 표준시 기준으로 이날 0시 41분께 아프가니스탄 북서부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진원의 깊이는 10㎞입니다.

구조 및 구호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할 상황이지만 수십 년에 걸친 전쟁으로 사회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작업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해 사람들이 건물 잔해에 파묻히면 최대한 신속히 구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주민들은 구조 지원을 받지 못하자 맨손과 삽으로 잔해를 파헤치면서 파묻힌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구조작업이 지연될수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지난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해외 원조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러니 매몰자 구조 작업 등이 제대로 이뤄질리가 없는 것이죠. 구호작업은 국제사회의 관심이 거의 없는 가운데 진행되는 실정입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 전쟁에 집중되면서 이번 아프가니스탄 지진에 대한 관심은 낮습니다.

국제사회가 지난 2월 튀르키예·시리아에 강진이 발생해 수만명이 숨졌을 당시 앞다퉈 구호에 나선 점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당시 70여개국이 구조대 파견 또는 구호품 지원에 나섰습니다. 현재 아프간 원조기관이나 비정부기구들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지진이 빈발하는 나라입니다. 산악지대가 많은 아프가니스탄은 파키스탄과 경계를 짓는 바위투성이의 힌두쿠시 산맥 지역에서 특히 강진이 자주 발생합니다. 힌두쿠시 산맥이 유라시아판과 인도판 등 지각판 충돌 지점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수도 카불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사망자 수가 크게 많아집니다. 이는 시골 주택 상당수가 부실하게 얼기설기 지어진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규모 7 이상의 초강력 지진이 아니더라도 건물이 충격파에 쉽게 무너지는 것이죠.

지진 피해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상이 파악됩니다. 지진 피해 지역의 주민인 네크 모하마드는 외신에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면서 "모든 게 모래로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앞서 여러 크고 작은 강진으로 크고 작은 피해를 보아왔습니다.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지난 30년간 아프가니스탄 주요 강진 목록에 따르면 지난 3월 북동부 바다흐샨주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일어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최소 13명이 숨졌습니다. 2022년 9월에는 동부 쿠나르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해 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동부 파크티카주에서 규모 6.1의 강진이 일어나 1036명이 사망했습니다.

2015년 10월에는 힌두쿠시 산맥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아프간에서 일어난 역대 최고 규모 중 하나였습니다. 이 지진으로 최소 399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대부분은 파키스탄에서 발생했습니다.

 

디지털타임스